호메로스

오뒷세이아

§10.501-10.574

키르케의 저승길 지침과 엘페노르의 죽음

오디세우스는 명계로 가는 길에 불안을 표하지만, 키르케는 목적지까지의 항해법과 명계 입구에서 행할 제사 의식, 그리고 예언자 테이레시아스에게 신탁을 묻는 법을 상세히 가르쳐 준다. 출발하는 아침, 젊은 엘페노르가 지붕에서 떨어져 사망하고 동료들은 슬퍼하며 제물을 들고 배로 향한다.

← 이전다음 →

Κίρκη, τίς γὰρ ταύτην ὁδὸν ἡγεμονεύσει;

"오 키르케여, 대체 누가 이 길을 인도해 주겠습니까?

εἰς Ἄϊδος δʼ οὔ πώ τις ἀφίκετο νηὶ μελαίνῃ.

검은 배를 타고 하데스의 처소에 도달한 이는 아직 아무도 없었습니다."

ὣς ἐφάμην, δʼ αὐτίκʼ ἀμείβετο δῖα θεάων·

내가 이렇게 말하자, 여신들 중 고귀한 그녀가 즉시 대답했다.

διογενὲς Λαερτιάδη, πολυμήχανʼ Ὀδυσσεῦ,

"제우스에게서 태어난 라에르테스의 아들이자 임기응변에 능한 오디세우스여,

μή τί τοι ἡγεμόνος γε ποθὴ παρὰ νηὶ μελέσθω1,

그대 배 옆에서 길잡이를 갈망하는 일을 전혀 걱정하지 말라.

ἱστὸν δὲ στήσας, ἀνά θʼ ἱστία λευκὰ πετάσσας

돛대를 세우고 흰 돛을 펼친 채,

ἧσθαι· τὴν δέ κέ τοι πνοιὴ Βορέαο φέρῃσιν.

그저 앉아 있으라. 북풍의 입김이 그대 배를 실어다 줄 것이니라.

ἀλλʼ ὁπότʼ ἂν δὴ νηὶ διʼ Ὠκεανοῖο περήσῃς,

그러나 그대가 배를 타고 오케아노스를 건너갔을 때,

ἔνθʼ ἀκτή τε λάχεια καὶ ἄλσεα Περσεφονείης,

그곳에는 평탄한 해안과 페르세포네이아의 숲이 있고,

μακραί τʼ αἴγειροι καὶ ἰτέαι ὠλεσίκαρποι,

키 큰 포플러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버드나무들이 있느니라.

νῆα μὲν αὐτοῦ κέλσαι ἐπʼ Ὠκεανῷ βαθυδίνῃ,

배는 그 깊고 소용돌이치는 오케아노스 가에 정박하고,

αὐτὸς δʼ εἰς Ἀίδεω ἰέναι δόμον εὐρώεντα.

그대 자신은 하데스의 어스레한 처소로 들어가라.

ἔνθα μὲν εἰς Ἀχέροντα Πυριφλεγέθων τε ῥέουσιν

그곳에는 피리플레게톤과 코키토스가

Κώκυτός θʼ, ὃς δὴ Στυγὸς ὕδατός ἐστιν ἀπορρώξ,

아케론 강으로 흘러드는데, 코키토스는 스틱스 강의 지류이니라.

πέτρη τε ξύνεσίς τε δύω ποταμῶν ἐριδούπων·

그곳에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르는 두 강의 합류점인 바위가 있느니라.

ἔνθα δʼ ἔπειθʼ, ἥρως, χριμφθεὶς πέλας, ὥς σε κελεύω,

영웅이여, 그때 내가 명하는 대로 그곳에 다가가,

βόθρον ὀρύξαι, ὅσον τε πυγούσιον ἔνθα καὶ ἔνθα,

사방 한 규빗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ἀμφʼ αὐτῷ δὲ χοὴν χεῖσθαι πᾶσιν νεκύεσσιν,

그 둘레에 모든 죽은 자들을 위한 제주를 부어라.

πρῶτα μελικρήτῳ, μετέπειτα δὲ ἡδέι οἴνῳ,

처음에는 꿀을 섞은 우유를, 그다음에는 달콤한 포도주를,

τὸ τρίτον αὖθʼ ὕδατι· ἐπὶ δʼ ἄλφιτα λευκὰ παλύνειν.

세 번째로는 물을 붓고, 그 위에 하얀 보리가루를 뿌려라.

πολλὰ δὲ γουνοῦσθαι2 νεκύων ἀμενηνὰ κάρηνα,

그리고 죽은 자들의 무력한 혼백들에게 간절히 기원하며,

ἐλθὼν εἰς Ἰθάκην στεῖραν βοῦν, τις ἀρίστη,

이타케로 돌아가면 새끼를 낳지 않는 가장 좋은 암소 한 마리를

ῥέξειν ἐν μεγάροισι πυρήν τʼ ἐμπλησέμεν ἐσθλῶν,

궁전에서 바치고 장작더미를 좋은 보물들로 채우겠다고 약속하고,

Τειρεσίῃ δʼ ἀπάνευθεν ὄιν ἱερευσέμεν οἴῳ

테이레시아스에게는 그 사람만을 위해 따로 떨어져

παμμέλανʼ, ὃς μήλοισι μεταπρέπει ὑμετέροισιν.

너희 양 떼 중에서 가장 뛰어난 온통 검은 숫양 한 마리를 바치겠다고 약속하라.

αὐτὰρ ἐπὴν εὐχῇσι λίσῃ κλυτὰ ἔθνεα νεκρῶν,

그대가 기도와 간청으로 죽은 자들의 영광스러운 무리를 달래고 나면,

ἔνθʼ ὄιν ἀρνειὸν ῥέζειν θῆλύν τε μέλαιναν

그곳에서 숫양 한 마리와 검은 암양 한 마리를

εἰς Ἔρεβος στρέψας, αὐτὸς δʼ ἀπονόσφι τραπέσθαι

에레보스 쪽으로 향하게 하여 잡고, 그대 자신은 강의 흐름 쪽을 향하려 하면서도

ἱέμενος3 ποταμοῖο ῥοάων· ἔνθα δὲ πολλαὶ

고개를 돌려라. 그러면 그곳으로 수많은

ψυχαὶ ἐλεύσονται νεκύων κατατεθνηώτων.

숨진 자들의 영혼이 몰려올 것이니라.

δὴ τότʼ ἔπειθʼ ἑτάροισιν ἐποτρῦναι καὶ ἀνῶξαι

바로 그때 동료들을 격려하고 명하여,

μῆλα, τὰ δὴ κατάκειτʼ ἐσφαγμένα νηλέι χαλκῷ,

그곳에 무자비한 청동에 목이 베여 누워 있는 양들을

δείραντας κατακῆαι, ἐπεύξασθαι δὲ θεοῖσιν,

가죽을 벗겨 불태우게 하고, 신들에게,

ἰφθίμῳ τʼ Ἀίδῃ καὶ ἐπαινῇ Περσεφονείῃ·

강력한 하데스와 두려운 페르세포네이아에게 기도하게 하라.

αὐτὸς δὲ ξίφος ὀξὺ ἐρυσσάμενος παρὰ μηροῦ

그대 자신은 허벅지 옆에서 날카로운 칼을 뽑아 쥔 채

ἧσθαι, μηδὲ ἐᾶν νεκύων ἀμενηνὰ κάρηνα

앉아 있어서, 죽은 자들의 무력한 혼백들이

αἵματος ἆσσον ἴμεν, πρὶν Τειρεσίαο πυθέσθαι.

테이레시아스에게 묻기 전에 피에 다가오는 것을 허락지 말라.

ἔνθα τοι αὐτίκα μάντις ἐλεύσεται, ὄρχαμε λαῶν,

백성들의 인도자여, 그러면 곧 예언자가 그대에게 올 것이니,

ὅς κέν τοι εἴπῃσιν ὁδὸν καὶ μέτρα κελεύθου

그가 그대에게 가야 할 길과 항로의 거리,

νόστον θʼ, ὡς ἐπὶ πόντον ἐλεύσεαι ἰχθυόεντα.

그리고 물고기가 풍부한 바다를 지나 귀향하는 방법을 일러 줄 것이니라."

ὣς ἔφατʼ, αὐτίκα δὲ χρυσόθρονος ἤλυθεν Ἠώς.

여신이 그렇게 말하자, 곧바로 황금 왕좌에 앉은 새벽 여신이 찾아왔다.

ἀμφὶ δέ με χλαῖνάν τε χιτῶνά τε εἵματα ἕσσεν·

여신은 내 몸에 겉옷과 튜닉을 입혀 주었다.

αὐτὴ δʼ ἀργύφεον φᾶρος μέγα ἕννυτο νύμφη,

님프인 그녀 자신은 크고 은빛으로 빛나는 옷을 입고,

λεπτὸν καὶ χαρίεν, περὶ δὲ ζώνην βάλετʼ ἰξυῖ

얇고 아름다운 그 옷의 허리 둘레에

καλὴν χρυσείην, κεφαλῇ δʼ ἐπέθηκε καλύπτρην.

아름다운 황금 띠를 두르고, 머리에는 베일을 썼다.

αὐτὰρ ἐγὼ διὰ δώματʼ ἰὼν ὤτρυνον ἑταίρους

나는 궁전을 돌아다니며 동료들의 곁에 서서

μειλιχίοις ἐπέεσσι παρασταδὸν ἄνδρα ἕκαστον·

부드러운 말로 한 사람 한 사람을 격려했다.

μηκέτι νῦν εὕδοντες ἀωτεῖτε γλυκὺν ὕπνον,

"이제 더 이상 잠들어 달콤한 잠에 취해 있지 말고,

ἀλλʼ ἴομεν· δὴ γάρ μοι ἐπέφραδε πότνια Κίρκη.

우리는 떠납시다. 고귀한 키르케께서 내게 다 일러 주셨소."

ὣς ἐφάμην, τοῖσιν δʼ ἐπεπείθετο θυμὸς ἀγήνωρ.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의 긍지 높은 마음은 따랐다.

οὐδὲ μὲν οὐδʼ ἔνθεν περ ἀπήμονας ἦγον ἑταίρους.

그러나 나는 그곳에서조차 동료들을 아무 탈 없이 이끌고 나오지는 못했다.

Ἐλπήνωρ δέ τις ἔσκε νεώτατος, οὔτε τι λίην

엘페노르라는 가장 젊은 이가 있었는데, 그는

ἄλκιμος ἐν πολέμῳ οὔτε φρεσὶν ᾗσιν ἀρηρώς·

전쟁터에서 그리 용감하지도 못했고 지혜가 굳세지도 못했다.

ὅς μοι ἄνευθʼ ἑτάρων ἱεροῖς ἐν δώμασι Κίρκης,

그는 동료들과 떨어져 키르케의 신성한 궁전에서

ψύχεος ἱμείρων, κατελέξατο οἰνοβαρείων.

시원한 곳을 찾아 술에 취한 채 잠들어 있었다.

κινυμένων δʼ ἑτάρων ὅμαδον καὶ δοῦπον ἀκούσας

그는 움직이는 동료들의 웅성거림과 발소리를 듣고

ἐξαπίνης ἀνόρουσε καὶ ἐκλάθετο φρεσὶν ᾗσιν

갑자기 벌떡 일어났으나, 제정신이 아니어서

ἄψορρον καταβῆναι ἰὼν ἐς κλίμακα μακρήν,

긴 사다리를 타고 뒤로 돌아서 내려가는 것을 잊은 채,

ἀλλὰ καταντικρὺ τέγεος πέσεν· ἐκ δέ οἱ αὐχὴν

지붕에서 수직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의 목뼈가

ἀστραγάλων ἐάγη, ψυχὴ δʼ Ἄϊδόσδε κατῆλθεν.

척추 마디에서 부러졌고, 그의 영혼은 하데스의 처소로 내려갔다.

ἐρχομένοισι δὲ τοῖσιν ἐγὼ μετὰ μῦθον ἔειπον·

걸어오고 있는 그들에게 나는 이렇게 말했다.

φάσθε νύ που οἶκόνδε φίλην ἐς πατρίδα γαῖαν

"너희는 지금 사랑하는 고향 땅의 집으로

ἔρχεσθʼ· ἄλλην δʼ ἧμιν ὁδὸν τεκμήρατο Κίρκη,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키르케께서는 우리에게 다른 길을 지시하셨으니,

εἰς Ἀίδαο δόμους καὶ ἐπαινῆς Περσεφονείης

하데스의 처소와 무시무시한 페르세포네이아가 있는 곳으로 가서

ψυχῇ χρησομένους Θηβαίου Τειρεσίαο.

테바이 사람 테이레시아스의 영혼에게 신탁을 묻는 길이로다."

ὣς ἐφάμην, τοῖσιν δὲ κατεκλάσθη φίλον ἦτορ,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의 사랑하는 마음은 무너져 내렸고,

ἑζόμενοι δὲ κατʼ αὖθι γόων τίλλοντό τε χαίτας·

그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하며 머리칼을 쥐어뜯었다.

ἀλλʼ οὐ γάρ τις πρῆξις ἐγίγνετο μυρομένοισιν.

그러나 통곡하고 울어 보아야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ἀλλʼ ὅτε δή ῥʼ ἐπὶ νῆα θοὴν καὶ θῖνα θαλάσσης

그리하여 우리가 슬퍼하며 굵은 눈물을 흘리며

ᾔομεν ἀχνύμενοι θαλερὸν κατὰ δάκρυ χέοντες,

날랜 배와 바닷가로 걸어갔을 때,

τόφρα δʼ ἄρʼ οἰχομένη Κίρκη παρὰ νηὶ μελαίνῃ

그사이 키르케는 가 버리고 검은 배 옆에

ἀρνειὸν κατέδησεν ὄιν θῆλύν τε μέλαιναν,

숫양 한 마리와 검은 암양 한 마리를 묶어 놓았으니,

ῥεῖα παρεξελθοῦσα· τίς ἂν θεὸν οὐκ ἐθέλοντα

우리 곁을 쉽게 빠져나갔던 것이다. 신께서 바라지 않으시는데,

ὀφθαλμοῖσιν ἴδοιτʼ ἔνθʼ ἔνθα κιόντα;

이리저리 거니시는 모습을 누가 눈으로 볼 수 있겠는가.

구문 주해4건
  1. 10.505μή τί τοι ἡγεμόνος γε ποθὴ παρὰ νηὶ μελέσθω

    `μελέσθω`는 동사 `μέλω`("~가 마음에 걸리다, 걱정거리가 되다")의 3인칭 단수 현재 명령형이다. 주어는 `ποθή`("결핍, 갈망")이며, `τοι`는 관심의 여격("그대에게")이다. 직역하면 "그대에게 배 옆에서 길잡이의 부재가 결코 걱정거리가 되지 않도록 하라"가 되어, 전체적으로 "길잡이가 없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라는 의미이다.

  2. 10.521πολλὰ δὲ γουνοῦσθαι

    이 구절부터 수 행에 걸쳐 등장하는 부정사들(521행의 `γουνοῦσθαι`, 523행의 `ῥέξειν`과 `ἐμπλησέμεν`, 524행의 `ἱερευσέμεν` 등)은 모두 주절의 명령 뉘앙스를 이어받는 '명령의 부정사(infinitivus pro imperio)'로 사용되었다. 키르케가 오디세우스에게 명계에서 행해야 할 의식의 절차를 지시하는 내용이다.

  3. 10.528αὐτὸς δʼ ἀπονόσφι τραπέσθαι ἱέμενος

    `τραπέσθαι` 역시 명령의 부정사("그대 자신은 등을 돌려라")이다. 현재분사 `ἱέμενος`는 "~을 강렬히 열망하여, ~로 향하려 하여"라는 뜻으로, 속격 `ποταμοῖο ῥοάων`("강의 흐름")을 지배한다. 의식을 치르는 동안 제물인 양의 머리는 명계(에레보스)로 향하게 하고, 오디세우스 자신은 몸을 강의 흐름 쪽으로 향하려 하면서 얼굴은 등져야 하는 의식적 동작을 나타낸다.

  4. 10.562φάσθε νύ που οἶκόνδε φίλην ἐς πατρίδα γαῖαν ἔρχεσθαι

    `φάσθε`는 동사 `φημί`의 2인칭 복수 중간태 직설법 현재형("너희는 ~라고 생각한다")이다. 이것이 방향을 나타내는 대격 `οἶκόνδε φίλην ἐς πατρίδα γαῖαν`("사랑하는 고향 땅의 집으로") 및 부정사 `ἔρχεσθαι`("가고 있다")와 함께 대격-부정사 구문(AcI)을 형성한다.

모델: gemini-3.5-flashurn:cts:greekLit:tlg0012.tlg002.humanitext-grc2:10.501-10.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