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

오뒷세이아

§10.428-10.500

키르케의 궁전 체류와 저승행의 지시

에우리로코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오디세우스 일행은 키르케의 궁전으로 가 재회의 기쁨을 나눈다. 그들은 그곳에서 일 년을 머물렀으나 동료들의 재촉으로 귀향을 결심하고, 키르케는 먼저 저승의 테이레시아스를 찾아가야 한다고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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ὣς ἐφάμην, οἱ δʼ ὦκα ἐμοῖς ἐπέεσσι πίθοντο.

내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은 곧바로 내 말을 따랐다.

Εὐρύλοχος δέ μοι οἶος ἐρύκανε πάντας ἑταίρους·

그러나 에우리로코스만이 나를 두고 모든 동료들을 만류하려 했다.

καί σφεας φωνήσας ἔπεα πτερόεντα προσηύδα·

그는 그들에게 큰 소리로 날개 돋친 말을 건넸다.

δειλοί, πόσʼ ἴμεν; τί κακῶν ἱμείρετε τούτων;

"아, 가련한 자들이여, 우리는 어디로 가려는가? 어찌하여 이 고난을 바라는가,

Κίρκης ἐς μέγαρον καταβήμεναι1, κεν ἅπαντας

키르케의 궁전으로 내려가기를? 그녀는 우리 모두를

σῦς ἠὲ λύκους ποιήσεται ἠὲ λέοντας,

돼지나 늑대 혹은 사자로 만들어서,

οἵ κέν οἱ μέγα δῶμα φυλάσσοιμεν2 καὶ ἀνάγκῃ,

강제로라도 그녀의 거대한 집을 지키게 할 것이다.

ὥς περ Κύκλωψ ἔρξʼ, ὅτε οἱ μέσσαυλον ἵκοντο

마치 키클롭스가 했던 것처럼. 그때 우리 동료들이

ἡμέτεροι ἕταροι, σὺν δʼ θρασὺς εἵπετʼ Ὀδυσσεύς·

그의 뜰 안으로 들어갔을 때, 대담한 오디세우스가 그들과 동행했었지.

τούτου γὰρ καὶ κεῖνοι ἀτασθαλίῃσιν ὄλοντο.

이 자의 오만함 때문에 그들 역시 파멸했던 것이다."

ὣς ἔφατʼ, αὐτὰρ ἐγώ γε μετὰ φρεσὶ μερμήριξα,

그가 이렇게 말하자, 나는 마음속으로 곰곰이 생각했다.

σπασσάμενος τανύηκες ἄορ παχέος παρὰ μηροῦ,

두터운 허벅지 옆에서 끝이 날카로운 칼을 뽑아 들어,

τῷ οἱ ἀποπλήξας κεφαλὴν οὖδάσδε πελάσσαι3,

그것으로 그의 목을 베어 땅바닥에 뒹굴게 할까 하고.

καὶ πηῷ περ ἐόντι μάλα σχεδόν· ἀλλά μʼ ἑταῖροι

그가 비록 아주 가까운 인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동료들이

μειλιχίοις ἐπέεσσιν ἐρήτυον ἄλλοθεν ἄλλος·

도처에서 부드러운 말로 나를 만류했다.

διογενές, τοῦτον μὲν ἐάσομεν, εἰ σὺ κελεύεις,

"제우스의 자손이여, 그대가 명하신다면 이 자는 여기에 남겨둡시다,

αὐτοῦ πὰρ νηί τε μένειν καὶ νῆα ἔρυσθαι·

배 옆에 머물러 배를 지키도록.

ἡμῖν δʼ ἡγεμόνευʼ ἱερὰ πρὸς δώματα Κίρκης.

대신 우리를 키르케의 신성한 궁전으로 인도해 주십시오."

ὣς φάμενοι παρὰ νηὸς ἀνήιον ἠδὲ θαλάσσης.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배와 바닷가로부터 올라갔다.

οὐδὲ μὲν Εὐρύλοχος κοίλῃ παρὰ νηὶ λέλειπτο,

에우리로코스 역시 빈 배 옆에 남아 있지 않고,

ἀλλʼ ἕπετʼ· ἔδεισεν γὰρ ἐμὴν ἔκπαγλον ἐνιπήν.

뒤따라왔으니, 나의 무서운 책망을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τόφρα δὲ τοὺς ἄλλους ἑτάρους ἐν δώμασι Κίρκη

그동안 키르케는 궁전에서 다른 동료들을

ἐνδυκέως λοῦσέν τε καὶ ἔχρισεν λίπʼ ἐλαίῳ,

정성껏 목욕시키고 올리브유를 듬뿍 발라 주었으며,

ἀμφὶ δʼ ἄρα χλαίνας οὔλας βάλεν ἠδὲ χιτῶνας·

그들의 몸에 부드러운 겉옷과 튜닉을 입혀 주었다.

δαινυμένους δʼ ἐὺ πάντας ἐφεύρομεν ἐν μεγάροισιν.

우리는 그들 모두가 궁전 안에서 훌륭하게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οἱ δʼ ἐπεὶ ἀλλήλους εἶδον φράσσαντό τʼ ἐσάντα,

그들은 서로를 바라보고 마주하여 누구인지 알아보자,

κλαῖον ὀδυρόμενοι, περὶ δὲ στεναχίζετο δῶμα.

탄식하며 울었고, 궁전 주위에는 흐느끼는 소리가 메아리쳤다.

δέ μευ ἄγχι στᾶσα προσηύδα δῖα θεάων·

여신들 중 고귀한 그녀가 내 곁에 서서 말했다.

μηκέτι νῦν θαλερὸν γόον ὄρνυτε· οἶδα καὶ αὐτὴ

"이제 더 이상 서럽게 울지 말라. 나 역시 알고 있노라,

ἠμὲν ὅσʼ ἐν πόντῳ πάθετʼ ἄλγεα ἰχθυόεντι,

너희가 물고기가 풍부한 바다에서 얼마나 많은 고통을 겪었는지,

ἠδʼ ὅσʼ ἀνάρσιοι ἄνδρες ἐδηλήσαντʼ ἐπὶ χέρσου.

또한 육지에서 무정한 자들이 얼마나 큰 해를 끼쳤는지.

ἀλλʼ ἄγετʼ ἐσθίετε βρώμην καὶ πίνετε οἶνον,

자, 음식을 먹고 포도주를 마셔라,

εἰς κεν αὖτις θυμὸν ἐνὶ στήθεσσι λάβητε,

너희가 가슴속에 다시 예전의 기력을 되찾을 때까지,

οἷον ὅτε πρώτιστον ἐλείπετε πατρίδα γαῖαν

험준한 이타케의 고향 땅을

τρηχείης Ἰθάκης. νῦν δʼ ἀσκελέες καὶ ἄθυμοι,

처음으로 떠나왔을 때와 같은 기력을. 지금 너희는 기진맥진하고 의기소침하여,

αἰὲν ἄλης χαλεπῆς μεμνημένοι, οὐδέ ποθʼ ὕμιν

늘 고된 방랑만을 기억하고 있으니, 너희 마음속에

θυμὸς ἐν εὐφροσύνῃ, ἐπεὶ μάλα πολλὰ πέποσθε.

기쁨이 깃들 날이 없구나, 참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기 때문이라."

ὣς ἔφαθʼ, ἡμῖν δʼ αὖτʼ ἐπεπείθετο θυμὸς ἀγήνωρ.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우리의 긍지 높은 마음은 다시 따랐다.

ἔνθα μὲν ἤματα πάντα τελεσφόρον εἰς ἐνιαυτὸν

그곳에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꼬박 일 년 동안,

ἥμεθα δαινύμενοι κρέα τʼ ἄσπετα καὶ μέθυ ἡδύ·

끝없는 고기와 달콤한 술을 먹고 마시며 앉아 지냈다.

ἀλλʼ ὅτε δή ῥʼ ἐνιαυτὸς ἔην, περὶ δʼ ἔτραπον ὧραι

그러나 마침내 일 년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어,

μηνῶν φθινόντων, περὶ δʼ ἤματα μακρὰ τελέσθη,

달이 기울고 긴 나날들이 끝을 고했을 때,

καὶ τότε μʼ ἐκκαλέσαντες ἔφαν ἐρίηρες ἑταῖροι·

그때 다정한 동료들이 나를 불러내어 말했다.

δαιμόνιʼ, ἤδη νῦν μιμνήσκεο πατρίδος αἴης,

"기이한 분이여, 이제는 제발 고향 땅을 생각하십시오,

εἴ τοι θέσφατόν ἐστι σαωθῆναι καὶ ἱκέσθαι

만약 그대가 구원받아 높은 지붕의 집과

οἶκον ἐς ὑψόροφον καὶ σὴν ἐς πατρίδα γαῖαν.

그대의 고향 땅으로 돌아가는 것이 진정 신의 뜻이라면."

ὣς ἔφαν, αὐτὰρ ἐμοί γʼ ἐπεπείθετο θυμὸς ἀγήνωρ.

그들이 이렇게 말하자 내 긍지 높은 마음은 따랐다.

ὣς τότε μὲν πρόπαν ἦμαρ ἐς ἠέλιον καταδύντα

그리하여 그날은 온종일 해가 질 때까지

ἥμεθα, δαινύμενοι κρέα τʼ ἄσπετα καὶ μέθυ ἡδύ·

우리는 끝없는 고기와 달콤한 술을 먹고 마시며 앉아 지냈다.

ἦμος δʼ ἠέλιος κατέδυ καὶ ἐπὶ κνέφας ἦλθεν,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오자,

οἱ μὲν κοιμήσαντο κατὰ μέγαρα σκιόεντα.

그들은 어스름한 궁전 안에서 잠자리에 들었다.

αὐτὰρ ἐγὼ Κίρκης ἐπιβὰς περικαλλέος εὐνῆς

그러나 나는 키르케의 매우 아름다운 침상 위로 올라가,

γούνων ἐλλιτάνευσα, θεὰ δέ μευ ἔκλυεν αὐδῆς·

그녀의 무릎을 잡고 애원했고, 여신은 내 목소리를 들어주었다.

καί μιν φωνήσας ἔπεα πτερόεντα προσηύδων·

나는 그녀에게 날개 돋친 말로 건넸다.

Κίρκη, τέλεσόν μοι ὑπόσχεσιν ἥν περ ὑπέστης,

"오, 키르케여, 당신이 내게 약속하셨던 그 약속을 이행해 주십시오,

οἴκαδε πεμψέμεναι· θυμὸς δέ μοι ἔσσυται ἤδη,

나를 집으로 보내 주겠다는 약속을. 내 마음은 이미 재촉하고 있으며,

ἠδʼ ἄλλων ἑτάρων, οἵ μευ φθινύθουσι φίλον κῆρ

다른 동료들 또한 당신이 보이지 않을 때마다

ἀμφʼ ἔμʼ ὀδυρόμενοι, ὅτε που σύ γε νόσφι γένηαι.

내 곁에서 슬피 울며 나의 사랑하는 마음을 갉아먹고 있습니다."

ὣς ἐφάμην, δʼ αὐτίκʼ ἀμείβετο δῖα θεάων·

내가 이렇게 말하자, 여신들 중 고귀한 그녀가 즉시 대답했다.

διογενὲς Λαερτιάδη, πολυμήχανʼ Ὀδυσσεῦ,

"제우스에게서 태어난 라에르테스의 아들이자 임기응변에 능한 오디세우스여,

μηκέτι νῦν ἀέκοντες ἐμῷ ἐνὶ μίμνετε οἴκῳ.

더 이상 내 집에서 마지못해 머무르지 말아라.

ἀλλʼ ἄλλην χρὴ πρῶτον ὁδὸν τελέσαι καὶ ἱκέσθαι

그러나 너희는 먼저 다른 길을 마쳐야 하니,

εἰς Ἀίδαο δόμους καὶ ἐπαινῆς Περσεφονείης,

하데스의 처소와 무시무시한 페르세포네이아가 있는 곳으로 가야 하느니라,

ψυχῇ χρησομένους Θηβαίου Τειρεσίαο,

테바이 사람 테이레시아스의 영혼에게 신탁을 묻기 위해.

μάντηος ἀλαοῦ, τοῦ τε φρένες ἔμπεδοί εἰσι·

그는 눈먼 예언자이지만 그의 지혜는 온전하도다.

τῷ καὶ τεθνηῶτι νόον πόρε Περσεφόνεια,

그가 죽었을지라도 페르세포네이아는 그에게 지혜를 내리셨으니,

οἴῳ πεπνῦσθαι4, τοὶ δὲ σκιαὶ ἀίσσουσιν.

오직 그만이 사리를 분별하고, 다른 이들은 그림자처럼 허공을 맴돌 뿐이리라."

ὣς ἔφατʼ, αὐτὰρ ἐμοί γε κατεκλάσθη φίλον ἦτορ·

그녀가 이렇게 말하자, 나의 사랑하는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κλαῖον δʼ ἐν λεχέεσσι καθήμενος, οὐδέ νύ μοι κῆρ

나는 침상 위에 앉아 울었고, 내 마음은

ἤθελʼ ἔτι ζώειν καὶ ὁρᾶν φάος ἠελίοιο.

더 이상 살아서 태양 빛을 보기를 원치 않았다.

αὐτὰρ ἐπεὶ κλαίων τε κυλινδόμενος τʼ ἐκορέσθην,

그러나 내가 울고 뒹굴며 실컷 눈물을 흘린 뒤에,

καὶ τότε δή μιν ἔπεσσιν ἀμειβόμενος προσέειπον·

그제야 비로소 나는 말로 대답하여 그녀에게 말했다."

구문 주해4건
  1. 10.431καταβήμεναι

    부정사 καταβήμεναι(과거 능동태)는 앞의 문장 τί κακῶν ἱμείρετε τούτων("어찌하여 이 고난을 바라는가")에 대한 동격 내지 상세 설명으로 기능하며, "키르케의 궁전으로 내려가는 것"이라는 구체적 행동을 가리킨다.

  2. 10.434φυλάσσοιμεν

    관계절 안에서 κέν과 함께 희구법 φυλάσσοιμεν 사용되어, 장차 예상되는 결과 내지 의무와 강제를 동반한 잠재적 결과("강제로라도 그녀의 집을 지키게 될 자들")를 나타낸다.

  3. 10.440πελάσσαι

    부정사 πελάσσαι(과거 능동태)는 μερμήριξα("곰곰이 생각했다")에 걸려 목적이나 의도를 나타내며, "그의 목을 베어 땅바닥에 내리치려" 고심했음을 드러낸다.

  4. 10.495πεπνῦσθαι

    완료 중동/수동태 부정사 πεπνῦσθαι, 동사 πόρε("내리셨다")의 결과나 특권을 나타내며, 페르세포네이아가 테이레시아스에게 내린 능력("오직 그만이 사리를 분별할 수 있도록")을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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