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본
- Homer. Homeri Opera, Volumes 1-2. Monro, D. B. (David Binning), editor; Allen, Thomas W. (Thomas William), editor. Oxford: Clarendon Press, 190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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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이아군의 모닥불을 마주하고 아카이아군은 공황에 빠지며, 아가멤논은 퇴각을 제안하지만 디오메데스와 네스토르가 이에 강력히 반대하며 항전과 군의회의 지속을 호소한다.
ὣς οἱ μὲν Τρῶες φυλακὰς ἔχον· αὐτὰρ Ἀχαιοὺς
이와 같이 트로이아인들은 경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한편 아카이아인들은
θεσπεσίη ἔχε φύζα φόβου κρυόεντος ἑταίρη,
몸서리쳐지는 공포의 동반자인 신성한 도망침에 사로잡혔고,
πένθεϊ δʼ ἀτλήτῳ βεβολήατο πάντες ἄριστοι.
모든 장령들은 견딜 수 없는 슬픔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ὡς δʼ ἄνεμοι δύο πόντον ὀρίνετον1 ἰχθυόεντα
마치 물고기가 많은 바다를 두 바람이 뒤흔드는 것처럼,
Βορέης καὶ Ζέφυρος, τώ τε Θρῄκηθεν ἄητον
트라케로부터 갑자기 불어오는
ἐλθόντʼ ἐξαπίνης· ἄμυδις δέ τε κῦμα κελαινὸν
보레아스와 제퓌로스가 그러하듯. 그리하여 일제히 검은 파도가
κορθύεται, πολλὸν δὲ παρὲξ ἅλα φῦκος ἔχευεν·
솟구치고, 바다 밖으로 수많은 해초를 쏟아낸다.
ὣς ἐδαΐζετο θυμὸς ἐνὶ στήθεσσιν Ἀχαιῶν.
그와 같이 아카이아인들의 가슴속에서 마음은 찢어지고 있었다.
Ἀτρεΐδης δʼ ἄχεϊ μεγάλῳ βεβολημένος ἦτορ
아트레우스의 아들은 큰 고통으로 마음이 찢어진 채,
φοίτα κηρύκεσσι λιγυφθόγγοισι κελεύων
맑은 목소리의 전령들에게 소리치지 말고
κλήδην εἰς ἀγορὴν κικλήσκειν ἄνδρα ἕκαστον,
한 사람 한 사람을 지명하여 집회로 불러 모으라 명령하며
μὴ δὲ βοᾶν·2 αὐτὸς δὲ μετὰ πρώτοισι πονεῖτο.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그 자신도 선두의 전사들과 함께 부지런히 일했다.
ἷζον δʼ εἰν ἀγορῇ τετιηότες· ἂν δʼ Ἀγαμέμνων
그들은 슬퍼하며 집회에 자리를 잡았다. 아가멤논이
ἵστατο δάκρυ χέων ὥς τε κρήνη μελάνυδρος
눈물을 흘리며 일어섰으니, 마치 검은 물이 솟구치는 샘이
ἥ τε κατʼ αἰγίλιπος πέτρης δνοφερὸν χέει ὕδωρ·
산양도 오르지 못하는 험준한 바위에서 어두운 물을 흘려보내는 듯했다.
ὣς ὃ βαρὺ στενάχων ἔπεʼ Ἀργείοισι μετηύδα·
그와 같이 그는 무겁게 탄식하며 아르고스인들에게 말을 건넸다.
ὦ φίλοι Ἀργείων ἡγήτορες ἠδὲ μέδοντες
"오 친구들이여, 아르고스의 지도자들과 지배자들이여,
Ζεύς με μέγα Κρονίδης ἄτῃ3 ἐνέδησε βαρείῃ
크로노스의 아들 위대한 제우스께서 나를 크고 무거운 장님 상태에 묶어 두셨다,
σχέτλιος, ὃς τότε μέν μοι ὑπέσχετο καὶ κατένευσεν
가혹하신 분이여. 그분은 한때 내게 약속하고 고개를 끄덕이셨으니,
Ἴλιον ἐκπέρσαντʼ εὐτείχεον ἀπονέεσθαι,
견고한 성벽의 일리오스를 함락하고 돌아가리라 하셨거늘,
νῦν δὲ κακὴν ἀπάτην βουλεύσατο, καί με κελεύει
이제는 사악한 기만을 꾸미시고 내게 명령하시는구나,
δυσκλέα Ἄργος ἱκέσθαι, ἐπεὶ πολὺν ὤλεσα λαόν.
수많은 백성을 잃은 뒤에 불명예스럽게 아르고스로 돌아가라고.
οὕτω που Διὶ μέλλει ὑπερμενέϊ φίλον εἶναι,
이것이 온 힘을 지니신 제우스의 뜻에 맞는 모양이다,
ὃς δὴ πολλάων πολίων κατέλυσε κάρηνα
그분은 진실로 수많은 도시들의 꼭대기를 허무셨고
ἠδʼ ἔτι καὶ λύσει· τοῦ γὰρ κράτος ἐστὶ μέγιστον.
앞으로도 허무실 터이니, 그분의 힘이야말로 가장 위대하기 때문이다.
ἀλλʼ ἄγεθʼ ὡς ἂν ἐγὼ εἴπω πειθώμεθα πάντες·
자, 내가 말하는 대로 우리 모두 따르도록 하자.
φεύγωμεν σὺν νηυσὶ φίλην ἐς πατρίδα γαῖαν·
배를 타고 사랑하는 조국의 땅으로 도망치자.
οὐ γὰρ ἔτι Τροίην αἱρήσομεν εὐρυάγυιαν.
우리는 더 이상 거리가 넓은 트로이를 함락하지 못할 것이다."
ὣς ἔφαθʼ, οἳ δʼ ἄρα πάντες ἀκὴν ἐγένοντο σιωπῇ.
그가 이렇게 말하자, 그들 모두는 긴 침묵에 빠져들었다.
δὴν δʼ ἄνεῳ ἦσαν τετιηότες υἷες Ἀχαιῶν·
오랫동안 아카이아의 자손들은 슬퍼하며 말을 잃고 있었다.
ὀψὲ δὲ δὴ μετέειπε βοὴν ἀγαθὸς Διομήδης·
마침내 전투에 용맹한 디오메데스가 말을 건넸다.
Ἀτρεΐδη σοὶ πρῶτα μαχήσομαι ἀφραδέοντι,
"아트레우스의 아들이여, 어리석은 소리를 하는 당신에게 내가 먼저 맞서겠소,
ἣ θέμις ἐστὶν4 ἄναξ ἀγορῇ· σὺ δὲ μή τι χολωθῇς.
왕이여, 집회에서 그것이 허용되는 법이듯 말이오. 당신은 부디 노하지 마시오.
ἀλκὴν μέν μοι πρῶτον ὀνείδισας ἐν Δαναοῖσι
당신은 다나오스인들 앞에서 먼저 나의 용기를 비난하며,
φὰς ἔμεν ἀπτόλεμον καὶ ἀνάλκιδα· ταῦτα δὲ πάντα
내가 싸우지 못하고 나약한 자라 하였소. 이 모든 일을
ἴσασʼ Ἀργείων ἠμὲν νέοι ἠδὲ γέροντες.
아르고스인들의 젊은이도 늙은이도 잘 알고 있소.
σοὶ δὲ διάνδιχα δῶκε Κρόνου πάϊς ἀγκυλομήτεω·
그러나 비뚤어진 지혜를 지닌 크로노스의 아들은 당신에게 두 가지 중 하나만을 주었소.
σκήπτρῳ μέν τοι δῶκε τετιμῆσθαι περὶ πάντων,
왕홀을 통해 만인 위에 존경받는 것은 실은 허락하셨으나,
ἀλκὴν δʼ οὔ τοι δῶκεν, ὅ τε κράτος ἐστὶ μέγιστον.
용기는 당신에게 주지 않으셨으니, 그것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힘인데 말이오.
δαιμόνιʼ οὕτω που μάλα ἔλπεαι υἷας Ἀχαιῶν
기이한 분이여, 당신은 정말로 아카이아의 아들들이
ἀπτολέμους τʼ ἔμεναι καὶ ἀνάλκιδας ὡς ἀγορεύεις;
당신이 말하는 것처럼 싸우지도 못하고 나약한 자들이라 생각하오?
εἰ δέ τοι αὐτῷ θυμὸς ἐπέσσυται ὥς τε νέεσθαι
만일 당신 자신의 마음이 돌아가기를 재촉한다면,
ἔρχεο· πάρ τοι ὁδός, νῆες δέ τοι ἄγχι θαλάσσης
가시오. 당신 앞에 길이 있고, 바닷가에는 배들이,
ἑστᾶσʼ, αἵ τοι ἕποντο Μυκήνηθεν μάλα πολλαί.
미케네에서 당신을 따라온 매우 많은 배들이 서 있소.
ἀλλʼ ἄλλοι μενέουσι κάρη κομόωντες Ἀχαιοὶ
그러나 다른 머리채가 긴 아카이아인들은 머무를 것이오,
εἰς ὅ κέ περ Τροίην διαπέρσομεν. εἰ δὲ καὶ αὐτοὶ
우리가 트로이를 완전히 파괴하는 그 순간까지 말이오. 만약 그들마저도
φευγόντων σὺν νηυσὶ φίλην ἐς πατρίδα γαῖαν·
배를 타고 사랑하는 조국의 땅으로 도망치기를 원한다면 도망치게 하시오.
νῶϊ δʼ ἐγὼ Σθένελός τε μαχησόμεθʼ εἰς ὅ κε τέκμωρ
하지만 우리 둘, 나와 스테넬로스는 일리오스의 최후를
Ἰλίου εὕρωμεν· σὺν γὰρ θεῷ εἰλήλουθμεν.
발견할 때까지 싸울 것이오. 우리는 신과 함께 이곳에 왔기 때문이오."
ὣς ἔφαθʼ, οἳ δʼ ἄρα πάντες ἐπίαχον υἷες Ἀχαιῶν
그가 이렇게 말하자, 아카이아의 아들들은 모두 일제히 함성을 질렀고,
μῦθον ἀγασσάμενοι Διομήδεος ἱπποδάμοιο.
말을 길들이는 디오메데스의 말을 기특히 여겼다.
τοῖσι δʼ ἀνιστάμενος μετεφώνεεν ἱππότα Νέστωρ·
그때 기사 네스토르가 일어서서 그들 가운데서 말했다.
Τυδεΐδη περὶ μὲν πολέμῳ ἔνι καρτερός ἐσσι,
"티데우스의 아들이여, 당신은 전쟁에서 참으로 강하며,
καὶ βουλῇ μετὰ πάντας ὁμήλικας ἔπλευ ἄριστος.
공론에서도 모든 동년배 중에 가장 뛰어난 자가 되었소.
οὔ τίς τοι τὸν μῦθον ὀνόσσεται ὅσσοι Ἀχαιοί,
아카이아인 중 누구도 당신의 말을 헐뜯지 않을 것이며,
οὐδὲ πάλιν ἐρέει· ἀτὰρ οὐ τέλος ἵκεο μύθων.
반박하지도 않을 것이오. 하지만 당신은 말의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소.
ἦ μὲν καὶ νέος ἐσσί, ἐμὸς δέ κε καὶ πάϊς εἴης
당신은 정녕 젊고, 내 아들이라 해도 될 정도요,
ὁπλότατος γενεῆφιν· ἀτὰρ πεπνυμένα βάζεις
내 자식 중 가장 막내뻘 말이오. 그러나 당신은 아르고스의 왕들에게
Ἀργείων βασιλῆας, ἐπεὶ κατὰ μοῖραν ἔειπες.
현명한 말을 건넸소, 이치에 맞게 말했기 때문이오.
ἀλλʼ ἄγʼ ἐγών, ὃς σεῖο γεραίτερος εὔχομαι εἶναι,
하지만 자, 당신보다 연장자라 자처하는 내가
ἐξείπω καὶ πάντα διίξομαι· οὐδέ κέ τίς μοι
말을 꺼내어 모든 것을 끝까지 조목조목 밝히겠소. 누구도
μῦθον ἀτιμήσειʼ, οὐδὲ κρείων Ἀγαμέμνων.
내 말을 가벼이 여기지 못할 것이며, 지배자 아가멤논도 그러할 것이오.
ἀφρήτωρ ἀθέμιστος ἀνέστιός5 ἐστιν ἐκεῖνος
씨족도 없고 법도 없으며 집도 없는 자요,
ὃς πολέμου ἔραται ἐπιδημίου ὀκρυόεντος.
소름 끼치는 동족 간의 전쟁을 좋아하는 자는 말이오.
ἀλλʼ ἤτοι νῦν μὲν πειθώμεθα νυκτὶ μελαίνῃ
그러나 이제는 참으로 검은 밤에 따르기로 하고
δόρπά τʼ ἐφοπλισόμεσθα· φυλακτῆρες δὲ ἕκαστοι
저녁 식사를 준비합시다. 그리고 파수꾼들은 각자
λεξάσθων παρὰ τάφρον ὀρυκτὴν τείχεος ἐκτός.
성벽 밖, 파 놓은 해자 옆에 누워 경계를 서도록 하시오.
κούροισιν μὲν ταῦτʼ ἐπιτέλλομαι· αὐτὰρ ἔπειτα
젊은이들에게는 이것을 명하오. 그 후에는,
Ἀτρεΐδη σὺ μὲν ἄρχε· σὺ γὰρ βασιλεύτατός ἐσσι.
아트레우스의 아들이여, 당신이 주도하시오. 당신이 가장 왕다운 자이기 때문이오.
δαίνυ δαῖτα γέρουσιν· ἔοικέ τοι, οὔ τοι ἀεικές.
장로들에게 잔치를 베푸시오. 그것이 당신에게 걸맞은 일이며 어울리지 않는 일이 아니오.
πλεῖαί τοι οἴνου κλισίαι, τὸν νῆες Ἀχαιῶν
당신의 막사들에는 포도주가 가득하오, 아카이아의 배들이
ἠμάτιαι Θρῄκηθεν ἐπʼ εὐρέα πόντον ἄγουσι·
날마다 트라케로부터 넓은 바다를 거쳐 실어 오는 포도주 말이오.
- 9.4ὡς δʼ ἄνεμοι δύο πόντον ὀρίνετον
§9.4에서 §9.8까지 이어지는 서사시적 비유로, 트라케로부터 불어오는 두 바람(보레아스와 제퓌로스)이 바다를 거칠게 뒤흔드는 모습을 아카이아인들의 가슴속에 이는 극심한 동요에 빗대어 묘사하고 있다.
- 9.11κλήδην... μὴ δὲ βοᾶν
‘소리쳐 소문내지 말고, 한 사람씩 지명하여 불러 모으다’라는 뜻이다. 적이 근처에 대치하고 있는 긴박한 야간 상황에서 소란을 피하고 은밀하게 군사를 소집하라는 아가멤논의 명령을 나타낸다.
- 9.18ἄτῃ
여기서는 신이 내린 정신적 ‘맹목(盲目)’ 또는 ‘미혹(迷惑)’을 뜻한다. 아가멤논은 자신의 잘못된 판단(아킬레우스와의 불화 등)을 제우스가 보낸 불가항력적인 맹목적 혼란 탓으로 돌리며 해명하고 있다.
- 9.33ἣ θέμις ἐστίν
‘그것이 법(또는 관례)이듯’이라는 뜻이다. 군사 집회(아고라)에서 총사령관인 왕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비판을 가할 수 있는 전사의 당연한 권리(테미스)가 인정되던 당시의 관습을 보여준다.
- 9.63ἀφρήτωρ ἀθέμιστος ἀνέστιος
부정의 접두어(α-)가 붙은 형용사 세 개를 연이어 사용한 수사학적 표현이다. 씨족도 법도 가정도 없는 자, 즉 공동체의 보호와 질서에서 완전히 벗어난 무법자이자 부랑자를 뜻하며 극단의 멸시를 나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