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본
- Homer. Homeri Opera, Volumes 1-2. Monro, D. B. (David Binning), editor; Allen, Thomas W. (Thomas William), editor. Oxford: Clarendon Press, 190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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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토르는 트로이아군에게 평원에 진을 치고 경계를 서며 새벽의 총공격을 준비하라고 연설하고, 트로이아인들은 무수한 모닥불을 피우고 전의를 다진다.
ἔγχος ἔχʼ ἑνδεκάπηχυ· πάροιθε δὲ λάμπετο δουρὸς
그는 열한 규빗짜리 창을 쥐고 있었다. 그의 앞에서는 창의
αἰχμὴ χαλκείη, περὶ δὲ χρύσεος θέε πόρκης,
청동 창끝이 빛났고, 그 주위로는 황금 반지가 둘려 있었다.
τῷ1 ὅ γʼ ἐρεισάμενος ἔπεα Τρώεσσι μετηύδα·
그는 이것에 몸을 의지한 채 트로이아인들에게 연설을 시작했다.
κέκλυτέ μευ Τρῶες καὶ Δάρδανοι ἠδʼ ἐπίκουροι·
"내 말을 들으라, 트로이아인들과 다르다니아인들, 그리고 동맹군들이여.
νῦν ἐφάμην νῆάς τʼ ὀλέσας καὶ πάντας Ἀχαιοὺς
방금 전까지만 해도 나는 아카이아인들의 배들과 그들 모두를 멸하고
ἂψ ἀπονοστήσειν προτὶ Ἴλιον ἠνεμόεσσαν·
바람 부는 일리오스로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ἀλλὰ πρὶν κνέφας ἦλθε, τὸ νῦν ἐσάωσε μάλιστα
하지만 그보다 먼저 어둠이 찾아왔으니, 그것이 지금 무엇보다도
Ἀργείους καὶ νῆας ἐπὶ ῥηγμῖνι θαλάσσης.
아르고스인들과 바닷가에 있는 배들을 구한 것이다.
ἀλλʼ ἤτοι νῦν μὲν πειθώμεθα νυκτὶ μελαίνῃ
그러나 이제 우리는 검은 밤의 뜻에 따르기로 하고
δόρπά τʼ ἐφοπλισόμεσθα· ἀτὰρ καλλίτριχας ἵππους
저녁 식사를 준비하도록 하자. 그리고 갈기가 아름다운 말들을
λύσαθʼ ὑπὲξ ὀχέων, παρὰ δέ σφισι βάλλετʼ ἐδωδήν·
전차 아래에서 풀어주고, 그 곁에 먹이를 듬뿍 던져주어라.
ἐκ πόλιος δʼ ἄξεσθε βόας καὶ ἴφια μῆλα
성 안에서는 소와 튼튼한 양들을
καρπαλίμως, οἶνον δὲ μελίφρονα οἰνίζεσθε
신속하게 끌어오고, 마음을 달래주는 달콤한 포도주와
σῖτόν τʼ ἐκ μεγάρων, ἐπὶ δὲ ξύλα πολλὰ λέγεσθε,
궁전으로부터 빵을 가져오며, 나아가 많은 땔감을 모으도록 하라.
ὥς κεν παννύχιοι μέσφʼ ἠοῦς ἠριγενείης
그리하여 우리가 밤새도록, 이른 아침에 태어나는 새벽이 올 때까지,
καίωμεν πυρὰ πολλά, σέλας δʼ εἰς οὐρανὸν ἵκῃ,
수많은 모닥불을 피워 그 불빛이 하늘에 닿도록 해야 할 것이다.
μή πως καὶ διὰ νύκτα κάρη κομόωντες Ἀχαιοὶ
머리채가 긴 아카이아인들이 이 밤을 틈타서
φεύγειν ὁρμήσωνται ἐπʼ εὐρέα νῶτα θαλάσσης.
넓은 바다의 등을 넘어 도망치려 하지 못하도록.
μὴ μὰν ἀσπουδί γε νεῶν ἐπιβαῖεν ἕκηλοι,
그들이 아무런 고난도 없이 평온하게 배에 오르게 해서는 결코 안 된다.
ἀλλʼ ὥς τις τούτων γε βέλος καὶ οἴκοθι πέσσῃ2
오히려 그들 중 누군가가 고향에 돌아가서도 상처를 삭이게 하라,
βλήμενος ἢ ἰῷ ἢ ἔγχεϊ ὀξυόεντι
배 위로 뛰어오르다가 화살이나 날카로운 창에 맞아,
νηὸς ἐπιθρῴσκων, ἵνα τις στυγέῃσι καὶ ἄλλος
그리하여 다른 이들도 말 길들이는 트로이아인들에게
Τρωσὶν ἐφʼ ἱπποδάμοισι φέρειν πολύδακρυν Ἄρηα.
수많은 눈물을 가져오는 전쟁을 일으키기를 두려워하게 하라.
κήρυκες δʼ ἀνὰ ἄστυ Διῒ φίλοι ἀγγελλόντων
제우스의 사랑을 받는 전령들은 성안에 고하여 알릴지어다,
παῖδας πρωθήβας πολιοκροτάφους τε γέροντας
젊은 소년들과 관자놀이가 희끗희끗한 노인들이
λέξασθαι περὶ ἄστυ θεοδμήτων ἐπὶ πύργων·
신이 세우신 성벽의 탑 주변에 모여 성을 지키도록 하고,
θηλύτεραι δὲ γυναῖκες ἐνὶ μεγάροισιν ἑκάστη
여인들은 각자 궁전 안에서
πῦρ μέγα καιόντων· φυλακὴ δέ τις ἔμπεδος ἔστω
큰 불을 피우도록 하라. 그리고 아군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μὴ λόχος εἰσέλθῃσι πόλιν λαῶν ἀπεόντων.
매복병이 성안으로 침투하지 못하도록 튼튼한 경계를 세워라.
ὧδʼ ἔστω Τρῶες μεγαλήτορες ὡς ἀγορεύω·
기개 높은 트로이아 전사들이여, 내가 말하는 바대로 행할지어다.
μῦθος δʼ ὃς μὲν νῦν ὑγιὴς3 εἰρημένος ἔστω,
지금 한 제안은 현 시점에서 확실한 것으로 삼고,
τὸν δʼ ἠοῦς Τρώεσσι μεθʼ ἱπποδάμοις ἀγορεύσω.
내일 아침에는 말 길들이는 트로이아인들 앞에서 다른 계획을 말하겠다.
ἔλπομαι εὐχόμενος Διί τʼ ἄλλοισίν τε θεοῖσιν
나는 제우스와 다른 신들께 기도하며 희망을 품고 있다,
ἐξελάαν ἐνθένδε κύνας κηρεσσιφορήτους,
이 죽음을 몰고 온 개들을 이곳에서 쫓아낼 수 있으리라고.
οὓς κῆρες φορέουσι μελαινάων ἐπὶ νηῶν.
그들의 검은 배를 타고 죽음의 운명이 몰고 온 자들을.
ἀλλʼ ἤτοι ἐπὶ νυκτὶ φυλάξομεν ἡμέας αὐτούς,
그러나 오늘 밤은 우리 스스로를 경계하여 지키고,
πρῶϊ δʼ ὑπηοῖοι σὺν τεύχεσι θωρηχθέντες
내일 이른 아침에는 무구를 갖춰 입은 채
νηυσὶν ἔπι γλαφυρῇσιν ἐγείρομεν ὀξὺν Ἄρηα.
공허한 배들 곁에서 치열한 전투를 일으키자.
εἴσομαι εἴ κέ μʼ ὁ Τυδεΐδης κρατερὸς Διομήδης
나는 티데우스의 강인한 아들 디오메데스가
πὰρ νηῶν πρὸς τεῖχος ἀπώσεται, ἤ κεν ἐγὼ τὸν
나를 배들 곁에서 성벽으로 밀어낼 것인지, 아니면 내가 그를
χαλκῷ δῃώσας ἔναρα βροτόεντα φέρωμαι.
청동으로 쓰러뜨리고 피 묻은 전리품을 취해 올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αὔριον ἣν ἀρετὴν διαείσεται, εἴ κʼ ἐμὸν ἔγχος
내일 그는 자신의 용기를 확인하게 될 것이니, 만일 내 창의
μείνῃ ἐπερχόμενον· ἀλλʼ ἐν πρώτοισιν ὀΐω
돌격을 견뎌낼 수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내 생각에 그는 선두 전사들 사이에서
κείσεται οὐτηθείς, πολέες δʼ ἀμφʼ αὐτὸν ἑταῖροι
상처를 입고 쓰러질 것이며, 그의 곁에서 수많은 전우들 역시
ἠελίου ἀνιόντος ἐς αὔριον· εἰ γὰρ ἐγὼν ὣς
내일 해가 뜰 무렵에는 쓰러져 있을 것이다. 차라리 내가 그처럼
εἴην ἀθάνατος καὶ ἀγήρως ἤματα πάντα,
영원히 죽지 않고 늙지도 않으며 모든 나날을 살 수 있다면,
τιοίμην δʼ ὡς τίετʼ Ἀθηναίη καὶ Ἀπόλλων,
그리하여 아테나와 아폴론이 숭배받듯이 나 역시 숭배받을 수 있다면,
ὡς νῦν ἡμέρη ἥδε κακὸν φέρει Ἀργείοισιν.
오늘 이 날이 아르고스인들에게 진실로 재앙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처럼."
ὣς Ἕκτωρ ἀγόρευʼ, ἐπὶ δὲ Τρῶες κελάδησαν.
헥토르가 이와 같이 연설하자, 트로이아인들은 함성을 질렀다.
οἳ δʼ ἵππους μὲν λῦσαν ὑπὸ ζυγοῦ ἱδρώοντας,
그들은 멍에 아래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말들을 풀어주고,
δῆσαν δʼ ἱμάντεσσι παρʼ ἅρμασιν οἷσιν ἕκαστος·
각각 자신의 전차 곁에 고삐로 묶어 두었다.
ἐκ πόλιος δʼ ἄξοντο βόας καὶ ἴφια μῆλα
그리고 성 안에서는 소와 튼튼한 양들을 신속하게 끌어왔고,
καρπαλίμως, οἶνον δὲ μελίφρονα οἰνίζοντο,
마음을 달래주는 달콤한 포도주를 조달하였으며,
σῖτόν τʼ ἐκ μεγάρων, ἐπὶ δὲ ξύλα πολλὰ λέγοντο.
궁전으로부터 빵을 가져오고 많은 땔감을 모았다.
κνίσην δʼ ἐκ πεδίου ἄνεμοι φέρον οὐρανὸν εἴσω.
바람은 제물의 연기를 평원으로부터 하늘 위로 실어 날랐다.
οἳ δὲ μέγα φρονέοντες ἐπὶ πτολέμοιο γεφύρας4
그들은 크게 사기충천하여 밤새도록 전장의 통로 위에
εἴατο παννύχιοι, πυρὰ δέ σφισι καίετο πολλά.
앉아 있었고, 그들을 위해 수많은 모닥불이 타올랐다.
ὡς δʼ ὅτʼ ἐν οὐρανῷ ἄστρα φαεινὴν ἀμφὶ σελήνην
마치 하늘에서 빛나는 달 주위로 별들이
φαίνετʼ ἀριπρεπέα, ὅτε τʼ ἔπλετο νήνεμος αἰθήρ·
유난히도 또렷이 빛나고, 바람이 없어 대기가 고요할 때,
ἔκ τʼ ἔφανεν πᾶσαι σκοπιαὶ καὶ πρώονες ἄκροι
모든 전망대와 가파른 산봉우리와
καὶ νάπαι· οὐρανόθεν δʼ ἄρʼ ὑπερράγη5 ἄσπετος αἰθήρ,
골짜기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하늘로부터 무한한 대기가 갈라져 열리며,
πάντα δὲ εἴδεται ἄστρα, γέγηθε δέ τε φρένα ποιμήν·
모든 별들이 보이고, 목자가 마음속으로 기뻐하는 것과 같도다.
τόσσα μεσηγὺ νεῶν ἠδὲ Ξάνθοιο ῥοάων
그만큼 수많은 트로이아인들의 모닥불이, 배들과 크산토스강의 물줄기 사이,
Τρώων καιόντων πυρὰ φαίνετο Ἰλιόθι πρό.
일리오스 앞쪽에서 빛나고 있었다.
χίλιʼ ἄρʼ ἐν πεδίῳ πυρὰ καίετο, πὰρ δὲ ἑκάστῳ
들판에는 천 개의 모닥불이 타올랐고, 각각의 모닥불 옆에는
εἴατο πεντήκοντα σέλᾳ πυρὸς αἰθομένοιο.
쉰 명의 전사들이 타오르는 불빛 속에 앉아 있었다.
ἵπποι δὲ κρῖ λευκὸν ἐρεπτόμενοι καὶ ὀλύρας
말들은 흰 보리와 스펠트밀을 씹으며,
ἑσταότες παρʼ ὄχεσφιν ἐΰθρονον Ἠῶ μίμνον.
전차 곁에 선 채로 아름다운 왕좌의 새벽을 기다리고 있었다.
- 8.496τῷ
지시대명사 ὁ(여기서는 창 ἔγχος를 가리킴)의 여격으로, 분사 ἐρεισάμενος(의지하다)와 함께 쓰여 '그것(창)에 몸을 의지한 채'라는 지탱 및 의지의 의미를 나타낸다.
- 8.513πέσσῃ
동사 πέσσω(소화하다, 익히다)의 접속법 3인칭 단수형. 여기서는 고향에서 '상처를 삭이다(마음속으로 소화하며 견디다)'라는 비유적 의미로 쓰였으며, 접속법은 목적이나 결과를 이끄는 ὡς에 의해 지배된다.
- 8.524ὑγιής
형용사 ὑγιής(건전한, 확실한)가 μῦθος와 결합하여 '확실한 조언', '타당한 제안'을 뜻한다. 뒤따르는 δέ 절(내일 아침의 새로운 제안)과의 대조 속에서 '현 시점에서의 일시적 결정'을 가리킨다.
- 8.553πτολέμοιο γεφύρας
'전쟁의 다리(통로)'라는 호메로스 고유의 표현. 강을 건너는 다리가 아니라 대치하고 있는 진영 사이에 펼쳐진 '전장' 혹은 '전선의 통로'를 가리킨다.
- 8.558ὑπερράγη
복합동사 ὑπορρήγνυμι(또는 ὑπερρήγνυμι)의 직설법 아오리스트 수동 3인칭 단수형으로, '아래에서(혹은 위에서) 찢어져 열리다'를 뜻한다. 대기가 '찢어져 열리며' 그 틈으로 무한한 밤하늘과 별들이 홀연히 나타나는 역동적인 자연 묘사를 나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