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본
- Homer. Homeri Opera, Volumes 1-2. Monro, D. B. (David Binning), editor; Allen, Thomas W. (Thomas William), editor. Oxford: Clarendon Press, 190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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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우스는 자녀들을 잃고도 음식을 먹었던 니오베의 신화를 들려주며 프리아모스에게 식사를 권하고,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는다. 식사 후 아킬레우스는 그의 안전을 위해 장막 밖에 잠자리를 마련해주고 헥토르의 장례를 위해 11일간의 휴전을 약속한다.
καὶ γάρ τʼ ἠΰκομος Νιόβη ἐμνήσατο σίτου,
머릿결이 고운 니오베조차도 음식 생각을 하였소,
τῇ περ δώδεκα παῖδες ἐνὶ μεγάροισιν ὄλοντο
그녀의 집안에서 열두 자녀가 목숨을 잃었음에도 말이오.
ἓξ μὲν θυγατέρες, ἓξ δʼ υἱέες ἡβώοντες.
여섯은 딸들이었고, 여섯은 한창때의 아들들이었소.
τοὺς μὲν Ἀπόλλων πέφνεν ἀπʼ ἀργυρέοιο βιοῖο
아들들은 아폴론이 은빛 활로 쏘아 죽였으니,
χωόμενος Νιόβῃ, τὰς δʼ Ἄρτεμις ἰοχέαιρα,
니오베에게 분노해서였고, 딸들은 화살을 즐기는 아르테미스가 죽였소.
οὕνεκʼ ἄρα Λητοῖ ἰσάσκετο καλλιπαρῄῳ·
이는 니오베가 아름다운 뺨을 가진 레토와 자신을 비교하여,
φῆ δοιὼ τεκέειν, ἣ δʼ αὐτὴ γείνατο πολλούς·
레토는 둘만 낳았으나 자신은 많은 자식을 낳았다고 말했기 때문이오.
τὼ δʼ ἄρα καὶ δοιώ περ ἐόντʼ ἀπὸ πάντας ὄλεσσαν.
그리하여 그 둘뿐인 자들이 비록 둘일지라도 그녀의 자식들을 모두 멸해 버렸소.
οἳ μὲν ἄρʼ ἐννῆμαρ κέατʼ ἐν φόνῳ, οὐδέ τις ἦεν
그들은 아홉 날 동안 피 속에 누워 있었고, 장사 지내줄
κατθάψαι, λαοὺς δὲ λίθους ποίησε Κρονίων·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 크로노스의 아들이 백성들을 돌로 만드셨기 때문이오.
τοὺς δʼ ἄρα τῇ δεκάτῃ θάψαν θεοὶ Οὐρανίωνες.
그러나 열흘째 되는 날에 천상의 신들이 그들을 묻어주었소.
ἣ δʼ ἄρα σίτου μνήσατʼ, ἐπεὶ κάμε δάκρυ χέουσα.
그녀 또한 눈물을 흘리다 지쳤을 때 음식 생각을 하였소.
νῦν δέ που ἐν πέτρῃσιν ἐν οὔρεσιν οἰοπόλοισιν
이제는 어딘가 인적 없는 산속의 바위들 사이,
ἐν Σιπύλῳ, ὅθι φασὶ θεάων ἔμμεναι εὐνὰς
시필로스에서, 그곳은 여신들의, 곧
νυμφάων, αἵ τʼ ἀμφʼ Ἀχελώϊον ἐρρώσαντο,
아켈로오스 강가에서 활기차게 춤추는 님프들의 안식처라고들 말하는데,
ἔνθα λίθος περ ἐοῦσα θεῶν ἐκ κήδεα πέσσει.1
그곳에서 그녀는 돌이 되어서도 신들이 내린 슬픔을 되새기고 있소.
ἀλλʼ ἄγε δὴ καὶ νῶϊ μεδώμεθα δῖε γεραιὲ
그러니 자, 고결한 노인이여, 우리 둘도
σίτου· ἔπειτά κεν αὖτε φίλον παῖδα κλαίοισθα
음식 생각을 합시다. 그런 뒤에 그대는 사랑하는 아들을 두고 다시 슬피 우시오,
Ἴλιον εἰσαγαγών· πολυδάκρυτος δέ τοι ἔσται.
그를 일리온으로 인도해 간 뒤에 말이오. 그는 그대에게 참으로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할 것이오.
ἦ καὶ ἀναΐξας ὄϊν ἄργυφον ὠκὺς Ἀχιλλεὺς
이 말을 하고 발이 빠른 아킬레우스는 뛰어 일어나 흰 양을
σφάξʼ· ἕταροι δʼ ἔδερόν τε καὶ ἄμφεπον εὖ κατὰ κόσμον,
잡았도다. 동료들은 가죽을 벗기고 정성껏 다듬어 정리하였고,
μίστυλλόν τʼ ἄρʼ ἐπισταμένως πεῖράν τʼ ὀβελοῖσιν,
능숙하게 고기를 저며 꼬챙이에 꿰었으며,
ὄπτησάν τε περιφραδέως, ἐρύσαντό τε πάντα.
정성스레 구워낸 뒤 모두 건져내었도다.
Αὐτομέδων δʼ ἄρα σῖτον ἑλὼν ἐπένειμε τραπέζῃ
아우토메돈은 빵을 가져다가 아름다운 광주리에 담아
καλοῖς ἐν κανέοισιν· ἀτὰρ κρέα νεῖμεν Ἀχιλλεύς.
상 위에 나누어 돌렸고, 아킬레우스는 고기를 나누어 주었도다.
οἳ δʼ ἐπʼ ὀνείαθʼ ἑτοῖμα προκείμενα χεῖρας ἴαλλον.
그들은 눈앞에 차려진 음식을 향해 손을 뻗었도다.
αὐτὰρ ἐπεὶ πόσιος καὶ ἐδητύος ἐξ ἔρον ἕντο,
그러나 그들이 먹고 마시는 욕망을 거두었을 때,
ἤτοι Δαρδανίδης Πρίαμος θαύμαζʼ Ἀχιλῆα
참으로 다르다노스의 후손 프리아모스는 아킬레우스를 경탄하며 바라보았으니,
ὅσσος ἔην οἷός τε·2 θεοῖσι γὰρ ἄντα ἐῴκει·
그가 얼마나 거대하고 어떤 모습인지, 신들을 마주한 듯 닮아 있었기 때문이오.
αὐτὰρ ὃ Δαρδανίδην Πρίαμον θαύμαζεν Ἀχιλλεὺς
또한 아킬레우스도 다르다노스의 후손 프리아모스를 경탄하며 바라보았으니,
εἰσορόων ὄψίν τʼ ἀγαθὴν καὶ μῦθον ἀκούων.
그의 기품 있는 모습을 눈으로 보고 그의 말을 귀로 들으면서였도다.
αὐτὰρ ἐπεὶ τάρπησαν ἐς ἀλλήλους ὁρόωντες,
그러나 그들이 서로를 흡족하게 바라본 뒤에,
τὸν πρότερος προσέειπε γέρων Πρίαμος θεοειδής·
신과 같은 노인 프리아모스가 먼저 말을 건넸도다:
λέξον νῦν με τάχιστα διοτρεφές, ὄφρα καὶ ἤδη
"제우스의 사랑을 받는 이여, 이제 나를 어서 눕게 해주시오, 그리하여 이제라도
ὕπνῳ ὕπο γλυκερῷ ταρπώμεθα κοιμηθέντες·
우리가 잠자리에 들어 달콤한 잠을 흡족히 누릴 수 있게 말이오.
οὐ γάρ πω μύσαν ὄσσε ὑπὸ βλεφάροισιν ἐμοῖσιν
내 아들이 그대의 손아래에서 목숨을 잃은 이래로
ἐξ οὗ σῇς ὑπὸ χερσὶν ἐμὸς πάϊς ὤλεσε θυμόν,
내 눈꺼풀 아래서 눈이 감겨본 적이 아직 한 번도 없었소.
ἀλλʼ αἰεὶ στενάχω καὶ κήδεα μυρία πέσσω
오직 늘 흐느끼며 수많은 슬픔을 되새겼고,
αὐλῆς ἐν χόρτοισι κυλινδόμενος κατὰ κόπρον.3
안뜰의 울타리 안에서 흙바닥에 뒹굴며 지냈소.
νῦν δὴ καὶ σίτου πασάμην καὶ αἴθοπα οἶνον
이제야 비로소 음식을 맛보았고, 번뜩이는 포도주를
λαυκανίης καθέηκα· πάρος γε μὲν οὔ τι πεπάσμην.
목구멍으로 넘겼소. 그전까지는 아무것도 맛보지 못했었소."
ἦ ῥʼ, Ἀχιλεὺς δʼ ἑτάροισιν ἰδὲ δμῳῇσι κέλευσε
그가 말하자 아킬레우스는 동료들과 여종들에게 일러
δέμνιʼ ὑπʼ αἰθούσῃ θέμεναι καὶ ῥήγεα καλὰ
주랑 아래에 침상을 마련하고 아름다운 자주색
πορφύρεʼ ἐμβαλέειν, στορέσαι τʼ ἐφύπερθε τάπητας,
덮개를 얹으며, 그 위에 양탄자를 펴고,
χλαίνας τʼ ἐνθέμεναι οὔλας καθύπερθεν ἕσασθαι.
몸을 덮을 두툼한 외투를 그 위에 얹어두게 하였도다.
αἳ δʼ ἴσαν ἐκ μεγάροιο δάος μετὰ χερσὶν ἔχουσαι,
여종들은 손에 횃불을 들고 방에서 나가,
αἶψα δʼ ἄρα στόρεσαν δοιὼ λέχεʼ ἐγκονέουσαι.
서둘러 손을 놀려 두 침상을 얼른 마련하였도다.
τὸν δʼ ἐπικερτομέων4 προσέφη πόδας ὠκὺς Ἀχιλλεύς·
그러자 발이 빠른 아킬레우스가 약간의 농담 섞인 어조로 그에게 말하였도다:
ἐκτὸς μὲν δὴ λέξο γέρον φίλε, μή τις Ἀχαιῶν
"친애하는 노인이여, 장막 밖에서 주무시오, 아카이아인들 중
ἐνθάδʼ ἐπέλθῃσιν βουληφόρος, οἵ τέ μοι αἰεὶ
의논하러 오는 자가 이곳으로 들이닥치지 않도록 말이오. 그들은 늘
βουλὰς βουλεύουσι παρήμενοι, ἣ θέμις ἐστί·
도리에 따라 내 곁에 앉아 의논을 하곤 하오.
τῶν εἴ τίς σε ἴδοιτο θοὴν διὰ νύκτα μέλαιναν,
그들 중 누군가 어둡고 빠른 밤에 그대를 보게 된다면,
αὐτίκʼ ἂν ἐξείποι Ἀγαμέμνονι ποιμένι λαῶν,
즉시 백성들의 목자 아가멤논에게 고할 것이고,
καί κεν ἀνάβλησις λύσιος νεκροῖο γένηται.
그리되면 시신을 돌려받는 일이 늦어지게 될 것이오.
ἀλλʼ ἄγε μοι τόδε εἰπὲ καὶ ἀτρεκέως κατάλεξον,
그런데 내게 이것을 말하고 솔직하게 밝혀주시오.
ποσσῆμαρ μέμονας κτερεϊζέμεν Ἕκτορα δῖον,
고결한 헥토르의 장례를 며칠 동안 치르고자 하시오?
ὄφρα τέως αὐτός τε μένω καὶ λαὸν ἐρύκω.
내가 그동안은 스스로 머물며 군사들을 묶어두겠소."
τὸν δʼ ἠμείβετʼ ἔπειτα γέρων Πρίαμος θεοειδής·
그러자 신과 같은 노인 프리아모스가 그에게 대답하였도다:
εἰ μὲν δή μʼ ἐθέλεις τελέσαι τάφον Ἕκτορι δίῳ,
"만일 그대가 내가 고결한 헥토르의 장례를 치르기를 진정 바란다면,
ὧδέ κέ μοι ῥέζων Ἀχιλεῦ κεχαρισμένα θείης.
아킬레우스여, 그리해 주는 것은 내게 더없이 고마운 일이 될 것이오.
οἶσθα γὰρ ὡς κατὰ ἄστυ ἐέλμεθα, τηλόθι δʼ ὕλη
그대도 알다시피 우리는 성안에 갇혀 있고, 땔감을
ἀξέμεν ἐξ ὄρεος, μάλα δὲ Τρῶες δεδίασιν.
산에서 실어 오기에는 머나먼 길이며, 트로이아인들은 몹시 겁에 질려 있소.
ἐννῆμαρ μέν κʼ αὐτὸν ἐνὶ μεγάροις γοάοιμεν,
아홉 날 동안은 우리가 궁전 안에서 그를 두고 통곡할 것이고,
τῇ δεκάτῃ δέ κε θάπτοιμεν δαινῦτό τε λαός,
열흘째 되는 날에는 장례를 치르고 백성들이 잔치를 벌일 것이며,
ἑνδεκάτῃ δέ κε τύμβον ἐπʼ αὐτῷ ποιήσαιμεν,
열한째 날에는 그 위에 무덤을 쌓고,
τῇ δὲ δυωδεκάτῃ πολεμίξομεν εἴ περ ἀνάγκη.
열두째 날에는 만약 어쩔 수 없다면 싸우도록 하겠소."
τὸν δʼ αὖτε προσέειπε ποδάρκης δῖος Ἀχιλλεύς·
그러자 발이 빠르고 고결한 아킬레우스가 다시 그에게 말하였도다:
ἔσται τοι καὶ ταῦτα γέρον Πρίαμʼ ὡς σὺ κελεύεις·
"노인 프리아모스여, 그대의 요구대로 그 일도 그렇게 될 것이오.
σχήσω γὰρ πόλεμον τόσσον χρόνον ὅσσον ἄνωγας.
그대가 청한 시간만큼 내가 전쟁을 미루어 두겠소."
- 24.617κήδεα πέσσει
동사 πέσσω('소화하다')의 비유적 용법으로, '슬픔이나 분노를 마음속으로 삭이다, 되새기며 견디다'를 뜻한다. 니오베가 돌이 되어서도 신들이 내린 슬픔을 가슴속에 계속 품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다.
- 24.630ὅσσος ἔην οἷός τε
감탄을 나타내는 관계대명사 ὅσσος('얼마나 거대한지')와 οἷος('어떠한 모습인지')가 결합한 간접감탄절이다. 아킬레우스의 비범한 체구와 반신반인으로서의 신성한 용모를 동시에 찬탄하는 구조이다.
- 24.640κυλινδόμενος κατὰ κόπρον
분사 κυλινδόμενος('뒹굴며')가 전치사구 κατὰ κόπρον('오물이나 먼지 속에서')과 결합하여 프리아모스의 극진한 애도의 몸짓을 묘사한다. 고대 그리스 서사시에서 극심한 비탄을 표현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신체적 묘사이다.
- 24.649ἐπικερτομέων
현재분사로 '조롱하며, 빈정거리듯'이라는 뜻이다. 겉보기에는 차갑게 들릴 수 있으나, 다른 아카이아 장수들에게 들켰을 때의 실질적인 위험을 경고하면서 짐짓 무뚝뚝하고 짓궂은(그러나 적의는 없는) 어조를 취하는 아킬레우스의 심리적 태도를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