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본
- Homer. Homeri Opera, Volumes 1-2. Monro, D. B. (David Binning), editor; Allen, Thomas W. (Thomas William), editor. Oxford: Clarendon Press, 190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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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의 비호 아래 트로이아군이 아카이아인의 도랑과 성벽을 무너뜨리고 배까지 진격하자, 이 위기를 목격한 파트로클로스는 아킬레우스를 참전시키기 위해 그의 막사로 급히 떠난다.
ἐν Φυλάκῃ γαίης ἄπο πατρίδος ἄνδρα κατακτὰς1
조국을 떠나 퓔라케에 살고 있었도다. 그것은 그가 사내를 죽였기 때문이며,
γνωτὸν μητρυιῆς Ἐριώπιδος, ἣν ἔχʼ Ὀϊλεύς·
그 사내는 오일레우스가 아내로 삼았던 그의 계모 에리오피스의 형제였도다.
Ἴασος αὖτʼ ἀρχὸς μὲν Ἀθηναίων ἐτέτυκτο,
한편 이아소스는 아테나이인들의 지휘관으로 서 있었으니,
υἱὸς δὲ Σφήλοιο καλέσκετο Βουκολίδαο.
그는 부콜로스의 아들 스펠로스의 아들이라 불렸도다.
Μηκιστῆ δʼ ἕλε Πουλυδάμας, Ἐχίον δὲ Πολίτης
메키스테우스는 풀리다마스가 베었고, 에키오스는 폴리테스가 베었으니
πρώτῃ ἐν ὑσμίνῃ, Κλονίον δʼ ἕλε δῖος Ἀγήνωρ.
첫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이었으며, 클로니오스는 고귀한 아게노르가 베었도다.
Δηΐοχον δὲ Πάρις βάλε νείατον ὦμον ὄπισθε
파리스는 선봉들 사이에서 달아나던 데이오코스의
φεύγοντʼ ἐν προμάχοισι, διὰ πρὸ δὲ χαλκὸν ἔλασσεν.
등 뒤 어깨 밑부분을 맞추어 청동 무기를 관통시켰도다.
ὄφρʼ οἳ τοὺς ἐνάριζον ἀπʼ ἔντεα, τόφρα δʼ Ἀχαιοὶ
그들이 이들의 시신에서 갑옷을 벗기는 동안, 아카이아인들은
τάφρῳ καὶ σκολόπεσσιν ἐνιπλήξαντες ὀρυκτῇ
파인 도랑과 말뚝들에 부딪쳐 뒤엉킨 채,
ἔνθα καὶ ἔνθα φέβοντο, δύοντο δὲ τεῖχος ἀνάγκῃ.
이리저리 도망치며 부득이하게 성벽 안으로 기어들어 갔도다.
Ἕκτωρ δὲ Τρώεσσιν ἐκέκλετο μακρὸν ἀΰσας
헥토르는 트로이아인들에게 크게 소리쳐 다그쳤도다,
νηυσὶν ἐπισσεύεσθαι, ἐᾶν δʼ ἔναρα βροτόεντα·
“배들을 향해 돌격하고, 피 묻은 전리품은 내버려 두어라!
ὃν δʼ ἂν ἐγὼν ἀπάνευθε νεῶν ἑτέρωθι νοήσω,
내가 배들로부터 멀리 다른 곳에 있는 자를 보기만 한다면,
αὐτοῦ οἱ θάνατον μητίσομαι, οὐδέ νυ τόν γε
바로 그 자리에서 그의 죽음을 꾀할 것이니, 죽은 그를 위해
γνωτοί τε γνωταί τε πυρὸς λελάχωσι2 θανόντα,
형제자매들이 장례의 불을 나누어 주지도 못할 것이요,
ἀλλὰ κύνες ἐρύουσι πρὸ ἄστεος ἡμετέροιο.
오직 우리 성 도성 앞에서 개들이 그를 끌고 다닐 것이로다.”
ὣς εἰπὼν μάστιγι κατωμαδὸν ἤλασεν ἵππους
이리 말하며 그는 어깨너머로 채찍을 휘둘러 말들을 몰아붙였고,
κεκλόμενος Τρώεσσι κατὰ στίχας· οἳ δὲ σὺν αὐτῷ
대열을 따라 트로이아인들을 격려했도다. 그들은 그와 함께,
πάντες ὁμοκλήσαντες ἔχον ἐρυσάρματας ἵππους
모두가 일제히 고함을 지르며 전차를 끄는 말들을 몰아붙였으니,
ἠχῇ θεσπεσίῃ· προπάροιθε δὲ Φοῖβος Ἀπόλλων
신령스러운 요란한 소리가 울렸도다. 그들의 앞에는 포이보스 아폴론이
ῥεῖʼ ὄχθας καπέτοιο βαθείης ποσσὶν ἐρείπων
깊은 도랑의 둑을 발로 쉽게 허물어뜨려
ἐς μέσσον κατέβαλλε, γεφύρωσεν δὲ κέλευθον
한가운데로 떨어뜨리고는, 길고 넓은 길을 다져 놓았으니,
μακρὴν ἠδʼ εὐρεῖαν, ὅσον τʼ ἐπὶ δουρὸς ἐρωὴ
그 길고도 넓기가, 사내가 힘을 시험하고자
γίγνεται, ὁππότʼ ἀνὴρ σθένεος πειρώμενος ᾗσι.
투창을 던졌을 때 도달하는 거리만큼이나 되었도다.
τῇ ῥʼ οἵ γε προχέοντο φαλαγγηδόν, πρὸ δʼ Ἀπόλλων
그리로 그들은 밀밀히 대오를 지어 몰려나갔고, 그 앞에서는 아폴론이
αἰγίδʼ ἔχων ἐρίτιμον· ἔρειπε δὲ τεῖχος Ἀχαιῶν
존귀한 아이기스를 쥐고 나아갔으니, 아카이아인들의 성벽을 무너뜨렸도다,
ῥεῖα μάλʼ, ὡς ὅτε τις ψάμαθον πάϊς ἄγχι θαλάσσης,
지극히 쉽게, 마치 어린아이가 바닷가에서 모래를 가지고 놀듯,
ὅς τʼ ἐπεὶ οὖν ποιήσῃ ἀθύρματα νηπιέῃσιν
어린아이란 제 유치한 놀이로 장난감을 만들어 놓고는
ἂψ αὖτις συνέχευε ποσὶν καὶ χερσὶν ἀθύρων.
도로 다시 손과 발로 장난치며 뭉개버리나니.
ὥς ῥα σὺ ἤϊε Φοῖβε πολὺν κάματον καὶ ὀϊζὺν
멀리 쏘시는 포이보스여, 당신께서 이처럼 아르고스인들의 큰 노고와
σύγχεας Ἀργείων, αὐτοῖσι δὲ φύζαν ἐνῶρσας.
모진 시련을 허사로 만드시고, 그들에게 패주의 공포를 일으키셨도다.
ὣς οἳ μὲν παρὰ νηυσὶν ἐρητύοντο μένοντες,
이리하여 그들은 배들 곁에서 가로막혀 머물면서,
ἀλλήλοισί τε κεκλόμενοι καὶ πᾶσι θεοῖσι
서로에게 소리를 지르고 모든 신들에게
χεῖρας ἀνίσχοντες μεγάλʼ εὐχετόωντο ἕκαστος·
두 손을 쳐들고 제각기 크게 기원하였도다.
Νέστωρ αὖτε μάλιστα Γερήνιος οὖρος Ἀχαιῶν
그중에서도 특히 아카이아인들의 수호자인 게레니아의 네스토르가
εὔχετο χεῖρʼ ὀρέγων εἰς οὐρανὸν ἀστερόεντα·
별이 총총한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뻗치고 간절히 기도하였도다:
Ζεῦ πάτερ εἴ ποτέ τίς τοι ἐν Ἄργεΐ περ πολυπύρῳ
“아버지 제우스여, 일찍이 누군가 곡식이 풍성한 아르고스에서
ἢ βοὸς ἢ οἰὸς κατὰ πίονα μηρία καίων
황소나 양의 기름진 넓적다리를 태우며
εὔχετο νοστῆσαι, σὺ δʼ ὑπέσχεο καὶ κατένευσας,
귀향을 기원했을 때, 당신께서 허락하시고 머리를 끄덕이셨다면,
τῶν μνῆσαι καὶ ἄμυνον Ὀλύμπιε νηλεὲς ἦμαρ,
올륌포스의 신이시여, 이 일들을 기억하시어 무자비한 파멸의 날을 막아주소서,
μηδʼ οὕτω Τρώεσσιν ἔα δάμνασθαι Ἀχαιούς.
아카이아인들이 이처럼 트로이아인들에게 짓밟히도록 내버려 두지 마소서.”
ὣς ἔφατʼ εὐχόμενος, μέγα δʼ ἔκτυπε μητίετα Ζεύς,
그가 이리 기도하자, 깊이 생각하시는 제우스께서 크게 천둥을 울리셨으니,
ἀράων ἀΐων Νηληϊάδαο γέροντος.
네레우스의 아들인 노인의 기도를 들으셨기 때문이로다.
Τρῶες δʼ ὡς ἐπύθοντο Διὸς κτύπον αἰγιόχοιο,
트로이아인들은 아이기스를 가진 제우스의 천둥소리를 듣자,
μᾶλλον ἐπʼ Ἀργείοισι θόρον, μνήσαντο δὲ χάρμης.
아르고스인들에게 한층 더 세차게 달려들며 싸움의 투지를 불태웠도다.
οἳ δʼ ὥς τε μέγα κῦμα θαλάσσης εὐρυπόροιο
그들은 마치 드넓은 바다의 거대한 파도가
νηὸς ὑπὲρ τοίχων καταβήσεται, ὁππότʼ ἐπείγῃ3
바람의 힘이 몰아칠 때, 배의 현장을 넘어 쏟아져 내리는 듯했으니,
ἲς ἀνέμου· ἣ γάρ τε μάλιστά γε κύματʼ ὀφέλλει·
바람의 힘이야말로 진실로 파도를 가장 크게 일깨우기 때문이로다.
ὣς Τρῶες μεγάλῃ ἰαχῇ κατὰ τεῖχος ἔβαινον,
이처럼 트로이아인들은 거대한 함성과 함께 성벽을 넘어 들이닥쳤도다.
ἵππους δʼ εἰσελάσαντες ἐπὶ πρύμνῃσι μάχοντο
그들은 말을 몰아넣고는 선미 곁에서 가까이 맞붙어 싸웠으니,
ἔγχεσιν ἀμφιγύοις αὐτοσχεδόν, οἳ μὲν ἀφʼ ἵππων,
양날 창으로 육탄전을 벌였도다. 일편은 전차 위에서,
οἳ δʼ ἀπὸ νηῶν ὕψι μελαινάων ἐπιβάντες
다른 편은 검고 높은 배 위로 기어올라 배 위에서,
μακροῖσι ξυστοῖσι, τά ῥά σφʼ ἐπὶ νηυσὶν ἔκειτο
배들 위에 놓여 있던 긴 장창들을 휘둘렀으니,
ναύμαχα κολλήεντα, κατὰ στόμα εἱμένα χαλκῷ.
그것들은 마디를 맞춘, 끝에 청동을 씌운 해전용 창들이었도다.
Πάτροκλος δʼ εἷος μὲν Ἀχαιοί τε Τρῶές τε
파트로클로스는, 아카이아인들과 트로이아인들이
τείχεος ἀμφεμάχοντο θοάων ἔκτοθι νηῶν,
날랜 배들 밖의 성벽 주위에서 공방전을 벌이는 동안에는,
τόφρʼ ὅ γʼ ἐνὶ κλισίῃ ἀγαπήνορος Εὐρυπύλοιο
줄곧 기개 높은 에우뤼퓔로스의 막사 안에
ἧστό τε καὶ τὸν ἔτερπε λόγοις, ἐπὶ δʼ ἕλκεϊ λυγρῷ
앉아 말벗이 되어 그를 위로하였고, 고통스러운 상처 위에
φάρμακʼ ἀκέσματʼ ἔπασσε μελαινάων ὀδυνάων.
지독한 통증을 멎게 하는 치유의 약을 뿌려 주었도다.
αὐτὰρ ἐπεὶ δὴ τεῖχος ἐπεσσυμένους ἐνόησε
하지만 트로이아인들이 성벽으로 돌진해 들어가는 것을 보고,
Τρῶας, ἀτὰρ Δαναῶν γένετο ἰαχή τε φόβος τε,
다나오스인들 중에서 고함 소리와 패주가 일어났음을 깨닫자,
ᾤμωξέν τʼ ἄρʼ ἔπειτα καὶ ὣ πεπλήγετο μηρὼ
그는 탄식하며 넓적다리 양쪽을
χερσὶ καταπρηνέσσʼ, ὀλοφυρόμενος δʼ ἔπος ηὔδα·
손바닥으로 내리쳤으며, 슬퍼하며 이리 말하였도다:
Εὐρύπυλʼ οὐκ ἔτι τοι δύναμαι χατέοντί περʼ ἔμπης4
“에우뤼퓔로스여, 그대가 붙잡더라도 나는 더 이상 그대 곁에
ἐνθάδε παρμενέμεν· δὴ γὰρ μέγα νεῖκος ὄρωρεν·
머물러 있을 수 없구려. 참으로 거대한 싸움이 일어났음이오.
ἀλλὰ σὲ μὲν θεράπων ποτιτερπέτω, αὐτὰρ ἔγωγε
그대 곁은 종자가 위로해 주도록 하고, 나는
σπεύσομαι εἰς Ἀχιλῆα, ἵνʼ ὀτρύνω πολεμίζειν.
아킬레우스에게 서둘러 가서 그가 싸우도록 설득하겠소.
τίς δʼ οἶδʼ εἴ κέν οἱ σὺν δαίμονι θυμὸν ὀρίνω
신의 도우심으로 내가 그의 마음을 설득하여 움직일 수 있을지
παρειπών; ἀγαθὴ δὲ παραίφασίς ἐστιν ἑταίρου.
누가 알겠소? 벗의 권유란 참으로 좋은 것이 아니겠소.”
- 15.335κατακτὰς
아오리스트 능동태 분사로, 이전 창크(333행)의 주어인 메돈(Μέδων)을 수식하며 퓔라케에 망명하여 살게 된 원인(“죽였기 때문에”)을 나타낸다. 살해된 “사내(ἄνδρα)”에 동격으로 “계모 에리오피스의 형제(γνωτὸν μητρυιῆς...)”가 이어진다.
- 15.350λελάχωσι
동사 λαγχάνω 의 중첩 아오리스트(사역적 의미) λέλαχον 의 3인칭 복수 접속법. 속격 πυρός 와 대격 목적어 τόν γε(349행)를 취하여 “그에게 (장례의) 불을 나누어 주다(화장하다)”라는 의미를 가진다. 주어는 γνωτοί τε γνωταί τε(형제자매들)이다.
- 15.382ὁππότʼ ἐπείγῃ
관계부사 ὁππότε 가 접속법 ἐπείγῃ 를 수반하여 일반적인 시간 조건(“~할 때마다”)을 나타낸다. 주어는 ἲς ἀνέμου(바람의 힘)이다. 바다의 파도가 배의 현장을 넘어오는 비유 속에서, 바람이 파도를 몰아치는 보편적인 상황을 설명한다.
- 15.399χατέοντί περʼ ἔμπης
분사 χατέοντι 는 여격 대명사 τοι(에우뤼퓔로스를 가리킴)를 수식하며,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다, 원하다”라는 뜻이다. 부사 ἔμπης(“그럼에도 불구하고”)가 양보의 소사 περ 와 결합하여, “그대가 비록 나의 도움을 간절히 바랄지라도, 그럼에도 역시 (머무를 수 없다)”라는 양보의 문맥을 이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