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메로스

오뒷세이아

§11.213-11.285

망자의 법칙과 저승에 나타난 고귀한 여인들의 혼

오디세우스는 어머니로부터 죽은 자의 영혼이 육신을 잃고 꿈처럼 떠돈다는 저승의 법칙을 듣는다. 이후 페르세포네이아의 재촉으로 나타난 티로와 안티오페 등 신화 속 고귀한 여인들의 영혼을 차례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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τί μοι εἴδωλον τόδʼ ἀγαυὴ Περσεφόνεια

아니면 어찌하여 고결하신 페르세포네이아께서 내게 이 환영을

ὤτρυνʼ, ὄφρʼ ἔτι μᾶλλον ὀδυρόμενος στεναχίζω;

보내셨단 말인가, 내가 더욱 울며 탄식하게 하려고?"

ὣς ἐφάμην, δʼ αὐτίκʼ ἀμείβετο πότνια μήτηρ·

내가 이렇게 말하자, 존경하는 어머니께서 즉시 대답하셨다.

μοι, τέκνον ἐμόν, περὶ πάντων κάμμορε φωτῶν,

"슬프도다, 내 아이야, 세상 모든 이들 중에 가장 불운한 자여,

οὔ τί σε Περσεφόνεια Διὸς θυγάτηρ ἀπαφίσκει,

제우스의 따님 페르세포네이아께서 너를 속이고 계신 것이 아니란다.

ἀλλʼ αὕτη δίκη1 ἐστὶ βροτῶν, ὅτε τίς κε θάνῃσιν·

오히려 이것이 사람이 죽었을 때, 필멸하는 자들의 법도(운명)란다.

οὐ γὰρ ἔτι σάρκας τε καὶ ὀστέα ἶνες ἔχουσιν,

더 이상 힘줄이 살과 뼈를 붙들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ἀλλὰ τὰ μέν τε πυρὸς κρατερὸν μένος αἰθομένοιο

도리어 그것들은 타오르는 불길의 강력한 힘이

δαμνᾷ, ἐπεί κε πρῶτα λίπῃ λεύκʼ ὀστέα θυμός,

멸해 버린단다, 목숨이 하얀 뼈를 맨 먼저 떠나자마자 말이오,

ψυχὴ δʼ ἠύτʼ ὄνειρος ἀποπταμένη πεπότηται.

영혼은 꿈처럼 날아가 버려 떠도는 것이란다.

ἀλλὰ φόωσδε τάχιστα λιλαίεο· ταῦτα δὲ πάντα

그러니 서둘러 빛을 향해 열망하거라. 그리고 이 모든 일을

ἴσθʼ, ἵνα καὶ μετόπισθε τεῇ εἴπῃσθα γυναικί.

기억해 두어라, 나중에 네 아내에게도 전할 수 있도록 말이오."

νῶι μὲν ὣς ἐπέεσσιν ἀμειβόμεθʼ, αἱ δὲ γυναῖκες

우리 둘이 이렇게 말을 주고받고 있을 때, 여인들이

ἤλυθον, ὤτρυνεν γὰρ ἀγαυὴ Περσεφόνεια,

다가왔으니, 고결하신 페르세포네이아께서 재촉하셨기 때문이라,

ὅσσαι ἀριστήων ἄλοχοι ἔσαν ἠδὲ θύγατρες.

명문가들의 아내이자 딸이었던 여인들이 모두 모여들었다.

αἱ δʼ ἀμφʼ αἷμα κελαινὸν ἀολλέες ἠγερέθοντο,

그녀들은 검붉은 피 주변으로 떼를 지어 모여들었고,

αὐτὰρ ἐγὼ βούλευον ὅπως ἐρέοιμι ἑκάστην.

나는 그녀들 한 명 한 명에게 어떻게 물어볼지 생각했다.

ἥδε δέ μοι κατὰ θυμὸν ἀρίστη φαίνετο βουλή·

내 마음속에는 이 방책이 가장 좋아 보였다.

σπασσάμενος τανύηκες ἄορ παχέος παρὰ μηροῦ

두터운 넓적다리 옆에서 긴 칼을 뽑아 들고

οὐκ εἴων πίνειν ἅμα πάσας αἷμα κελαινόν.

그녀들이 한꺼번에 검붉은 피를 마시지 못하게 막았던 것이다.

αἱ δὲ προμνηστῖναι ἐπήισαν, ἠδὲ ἑκάστη

이에 그녀들은 차례대로 나아갔고, 저마다

ὃν γόνον ἐξαγόρευεν· ἐγὼ δʼ ἐρέεινον ἁπάσας.

자신의 가계를 밝혀 보였으니, 나는 그녀들 모두에게 물어보았다.

ἔνθʼ τοι πρώτην Τυρὼ ἴδον εὐπατέρειαν,

그때 나는 먼저 고귀한 신분의 티로를 보았는데,

φάτο Σαλμωνῆος ἀμύμονος ἔκγονος εἶναι,

그녀는 흠잡을 데 없는 살모네우스의 후손이라 말했고,

φῆ δὲ Κρηθῆος γυνὴ ἔμμεναι Αἰολίδαο·

아이올로스의 아들 크레테우스의 아내라고 밝혔다.

ποταμοῦ ἠράσσατʼ Ἐνιπῆος θείοιο,

그녀는 신성한 에니페우스 강을 사랑했으니,

ὃς πολὺ κάλλιστος ποταμῶν ἐπὶ γαῖαν ἵησι,

그 강은 대지 위로 흐르는 강들 중 단연 가장 아름다웠고,

καί ῥʼ ἐπʼ Ἐνιπῆος πωλέσκετο καλὰ ῥέεθρα.

그리하여 그녀는 에니페우스의 아름다운 물결가를 자주 찾았다.

τῷ δʼ ἄρα εἰσάμενος2 γαιήοχος ἐννοσίγαιος

그러자 대지를 품고 흔드시는 분께서 그 강의 모습을 빌려

ἐν προχοῇς ποταμοῦ παρελέξατο δινήεντος·

소용돌이치는 강의 하구에서 그녀와 함께 누우셨다.

πορφύρεον δʼ ἄρα κῦμα περιστάθη, οὔρεϊ ἶσον,

어두운 자주색 파도가 산처럼 우뚝 솟아 그들 주변을 둘러싸고

κυρτωθέν, κρύψεν δὲ θεὸν θνητήν τε γυναῖκα.

둥글게 휘어지며, 신과 필멸하는 여인을 감추었다.

λῦσε δὲ παρθενίην ζώνην, κατὰ δʼ ὕπνον ἔχευεν.

그분은 그녀의 처녀의 띠를 푸시고 깊은 잠을 쏟아부으셨다.

αὐτὰρ ἐπεί ῥʼ ἐτέλεσσε θεὸς φιλοτήσια ἔργα,

그러나 신께서 사랑의 일을 다 마치고 나자,

ἔν τʼ ἄρα οἱ φῦ χειρί, ἔπος τʼ ἔφατʼ ἔκ τʼ ὀνόμαζε·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로 일러 소리 높여 말씀하셨다.

χαῖρε, γύναι, φιλότητι· περιπλομένου δʼ ἐνιαυτοῦ

"기뻐하라, 여인이여, 이 사랑을! 한 해가 돌고 돌면

τέξεις ἀγλαὰ τέκνα, ἐπεὶ οὐκ ἀποφώλιοι εὐναὶ

너는 빛나는 자식들을 낳으리니, 불사신들의 잠자리는

ἀθανάτων· σὺ δὲ τοὺς κομέειν ἀτιταλλέμεναί τε3.

헛되지 않기 때문이란다. 너는 그들을 돌보고 기르도록 하라.

νῦν δʼ ἔρχευ πρὸς δῶμα, καὶ ἴσχεο μηδʼ ὀνομήνῃς·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고, 입을 다물고 말하지 마라.

αὐτὰρ ἐγώ τοί εἰμι Ποσειδάων ἐνοσίχθων.

내가 네게 밝히건대, 나는 대지를 흔드는 포세이돈이란다."

ὣς εἰπὼν ὑπὸ πόντον ἐδύσετο κυμαίνοντα.

이렇게 말씀하시고 그분은 넘실거리는 바다 밑으로 들어가셨다.

δʼ ὑποκυσαμένη Πελίην τέκε καὶ Νηλῆα,

그녀는 아이를 배어 펠리아스와 네레우스를 낳았으니,

τὼ κρατερὼ θεράποντε Διὸς μεγάλοιο γενέσθην

이들 강인한 두 사람은 모두 위대한 제우스의 시종이 되었다.

ἀμφοτέρω· Πελίης μὲν ἐν εὐρυχόρῳ Ἰαωλκῷ

펠리아스는 넓은 광장이 있는 이올코스에 살며

ναῖε πολύρρηνος, δʼ ἄρʼ ἐν Πύλῳ ἠμαθόεντι.

양 떼를 많이 거느렸고, 네레우스는 모래 많은 필로스에 살았다.

τοὺς δʼ ἑτέρους Κρηθῆι τέκεν βασίλεια γυναικῶν,

여인들 중의 여왕인 그녀는 크레테우스에게 다른 아들들을 낳아주었으니,

Αἴσονά τʼ ἠδὲ Φέρητʼ Ἀμυθάονά θʼ ἱππιοχάρμην.

아이손과 페레스, 그리고 전차전을 즐기는 아미타온이었다.

τὴν δὲ μετʼ Ἀντιόπην ἴδον, Ἀσωποῖο θύγατρα,

그녀 다음에 나는 아소포스의 딸 안티오페를 보았는데,

δὴ καὶ Διὸς εὔχετʼ ἐν ἀγκοίνῃσιν ἰαῦσαι,

그녀는 참으로 제우스의 품 안에서 잠잤노라 자랑했고,

καί ῥʼ ἔτεκεν δύο παῖδʼ, Ἀμφίονά τε Ζῆθόν τε,

그리하여 두 아들 암피온과 제토스를 낳았다.

οἳ πρῶτοι Θήβης ἕδος ἔκτισαν ἑπταπύλοιο,

이들이 맨 처음 일곱 대문이 있는 테베의 터전을 세우고

πύργωσάν τʼ, ἐπεὶ οὐ μὲν ἀπύργωτόν γʼ ἐδύναντο

성벽을 쌓았으니, 성벽이 없다면 아무리 강할지라도

ναιέμεν εὐρύχορον Θήβην, κρατερώ περ ἐόντε.

넓은 테베에서 살아가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τὴν δὲ μετʼ Ἀλκμήνην ἴδον, Ἀμφιτρύωνος ἄκοιτιν,

그녀 다음에 나는 암피트리온의 아내 알크메네를 보았는데,

ῥʼ Ἡρακλῆα θρασυμέμνονα θυμολέοντα

그녀는 용맹하고 사자의 기상을 지닌 헤라클레스를

γείνατʼ ἐν ἀγκοίνῃσι Διὸς μεγάλοιο μιγεῖσα·

위대한 제우스의 품 안에서 사랑을 나누어 낳았다.

καὶ Μεγάρην, Κρείοντος ὑπερθύμοιο θύγατρα,

또한 기개 높은 크레온의 딸 메가라도 보았는데,

τὴν ἔχεν Ἀμφιτρύωνος υἱὸς μένος αἰὲν ἀτειρής.

암피트리온의 아들이자 언제나 지칠 줄 모르는 힘을 지닌 자가 그녀를 아내로 맞이했다.

μητέρα τʼ Οἰδιπόδαο ἴδον, καλὴν Ἐπικάστην,

그리고 오이디푸스의 어머니인 아름다운 에피카스테를 보았는데,

μέγα ἔργον ἔρεξεν ἀιδρείῃσι νόοιο

그녀는 마음의 무지함으로 인해 엄청난 짓을 저질렀으니,

γημαμένη υἷι· δʼ ὃν πατέρʼ ἐξεναρίξας

자신의 아들과 혼인했던 것이다. 그는 제 아버지를 죽이고서

γῆμεν· ἄφαρ δʼ ἀνάπυστα θεοὶ θέσαν ἀνθρώποισιν.

그녀와 혼인했으나, 신들께서 즉시 이를 인간들 사이에 백일하에 드러내셨다.

ἀλλʼ μὲν ἐν Θήβῃ πολυηράτῳ ἄλγεα πάσχων

그리하여 그는 사랑스러운 테베에서 고통을 겪으면서도

Καδμείων ἤνασσε θεῶν ὀλοὰς διὰ βουλάς·

신들의 파멸적인 계획으로 인해 카드메이아인들을 통치했다.

δʼ ἔβη εἰς Ἀίδαο πυλάρταο κρατεροῖο,

그러나 그녀는 문을 굳게 닫아거는 강력한 하데스의 집으로 떠나갔으니,

ἁψαμένη βρόχον αἰπὺν ἀφʼ ὑψηλοῖο μελάθρου,

높은 천장 대들보에 가파른 목매는 매듭을 매달았던 것이다.

ἄχεϊ σχομένη· τῷ δʼ ἄλγεα κάλλιπʼ ὀπίσσω

자신의 고통에 사로잡혀서 말이오. 그리하여 그녀는 그의 뒤에 수많은 고통을 남겨두었으니,

πολλὰ μάλʼ, ὅσσα τε μητρὸς Ἐρινύες4 ἐκτελέουσιν.

어머니의 복수의 여신들이 집행하는 온갖 고통들이었다.

καὶ Χλῶριν εἶδον περικαλλέα, τήν ποτε Νηλεὺς

또한 나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클로리스를 보았는데, 그녀를 옛날 네레우스가

γῆμεν ἑὸν διὰ κάλλος, ἐπεὶ πόρε μυρία ἕδνα,

그녀의 빼어난 미모 때문에 수많은 혼인 선물을 주고서 아내로 맞이했었다.

ὁπλοτάτην κούρην Ἀμφίονος Ἰασίδαο,

그녀는 이아소스의 아들 암피온의 막내딸이었는데,

ὅς ποτʼ ἐν Ὀρχομενῷ Μινυείῳ ἶφι ἄνασσεν·

그는 옛적에 미뉘아스인들의 오르코메노스를 강력하게 지배하던 이였다.

δὲ Πύλου βασίλευε, τέκεν δέ οἱ ἀγλαὰ τέκνα,

그녀는 필로스의 왕비가 되어 그에게 빛나는 자식들을 낳아주었으니,

구문 주해4건
  1. 11.218δίκη

    명사 δίκη는 여기에서 '정의'나 '재판'이 아니라 필멸하는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 '법도' 또는 '본연의 상태'를 뜻한다. 이어지는 ὅτε κε θάνῃσιν(ὅτε κ엔 + 접속법)은 일반 조건을 나타내어 "누구든 죽음을 맞이할 때면"이라는 일반적인 사실을 진술한다.

  2. 11.241τῷ δʼ ἄρα εἰσάμενος

    여격 지시대명사 τῷ는 앞 행의 에니페우스 강을 가리킨다. εἰσά메νος는 동사 εἴδομαι(~와 닮다, 나타나다)의 아오리스트 중간태 분사로, 여격을 지배하여 "그 강의 모습으로 변하여"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주어는 다음 행의 '대지를 흔드시는 분(포세이돈)'이다.

  3. 11.250κομέειν ἀτιταλλέμεναί τε

    두 개의 부정사, 즉 현재 능동형인 κομέειν과 서사시형 현재 능동형인 ἀτιταλλέ메ναί는 모두 명령형의 의미로 사용된 '명령법적 부정사'(infinitivus pro imperativo)이다. 2인칭 주어(티로)에게 자식들을 '돌보고 기르라'고 지시하고 있다.

  4. 11.280μητρὸς Ἐρινύες

    속격 μητρὸς는 '주격적 속격'(subjective genitive)이다. 따라서 "어머니(에피카스테)의 분노로 인해 소환되는(혹은 어머니가 내리는) 복수의 여신들"을 뜻하며,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이나 저주로 인해 오이디푸스에게 닥친 복수의 집행자들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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