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메로스

일리아스

§22.1-22.64

문 앞에 남은 헥토르와 프리아모스의 탄원

아카이아군이 성벽으로 다가오는 동안 헥토르만이 성문 앞에 머무르고, 아킬레우스는 아폴론에게 속았음을 깨닫고 성벽을 향해 질주한다. 프리아모스 왕은 불길한 별처럼 다가오는 아킬레우스를 목격하고, 문 앞의 아들 헥토르에게 성 안으로 들어오라고 애원한다.

보기 ▾
보기
번역
글꼴
AI ↗
← 이전다음 →
1

ὣς οἳ μὲν κατὰ ἄστυ πεφυζότες ἠΰτε νεβροὶ

이와 같이 그들은 새끼 사슴처럼 겁에 질려 도성 안으로 달아나,

ἱδρῶ ἀπεψύχοντο πίον τʼ ἀκέοντό τε δίψαν

땀을 식히고 마시며 갈증을 풀고 있었으니,

κεκλιμένοι καλῇσιν ἐπάλξεσιν· αὐτὰρ Ἀχαιοὶ

아름다운 여장(女墻)에 기댄 채였도다. 한편 아카이아인들은

τείχεος ἆσσον ἴσαν σάκεʼ ὤμοισι κλίναντες.

방패를 어깨에 기댄 채 성벽으로 가까이 나아갔도다.

5

Ἕκτορα δʼ αὐτοῦ μεῖναι ὀλοιὴ μοῖρα πέδησεν

하나 헥토르만큼은 그곳에 머물도록 파멸의 운명이 그를 옭아맸으니,

Ἰλίου προπάροιθε πυλάων τε Σκαιάων.

일리오스의 앞, 곧 스카이아이 성문 앞이었도다.

αὐτὰρ Πηλείωνα προσηύδα Φοῖβος Ἀπόλλων·

그때 포이보스 아폴론이 펠레우스의 아들에게 일러 말하였도다.

τίπτέ με Πηλέος υἱὲ ποσὶν ταχέεσσι διώκεις

"펠레우스의 아들이여, 어찌하여 너는 날랜 발로 나를 뒤쫓는가,

αὐτὸς θνητὸς ἐὼν θεὸν ἄμβροτον; οὐδέ νύ πώ με

너 자신은 죽을 수밖에 없는 범인이면서 불사의 신인 나를? 너는 아직

10

ἔγνως ὡς θεός εἰμι, σὺ δʼ ἀσπερχὲς μενεαίνεις.

내가 신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이토록 쉼 없이 노여워 날뛰는가.

ἦ νύ τοι οὔ τι μέλει Τρώων πόνος,1 οὓς ἐφόβησας,

정녕 너는 네가 쫓아버린 트로이아인들의 고초에는 관심이 없느냐?

οἳ δή τοι εἰς ἄστυ ἄλεν, σὺ δὲ δεῦρο λιάσθης.

그들은 이미 도성 안으로 도망쳐 들어갔거늘, 너는 이리로 비껴섰도다.

οὐ μέν με κτενέεις, ἐπεὶ οὔ τοι μόρσιμός εἰμι.

너는 나를 죽이지 못하리니, 나는 네게 죽을 운명이 아니기 때문이로다."

τὸν δὲ μέγʼ ὀχθήσας προσέφη πόδας ὠκὺς Ἀχιλλεύς·

이에 발 빠른 아킬레우스가 크게 분노하여 그에게 대답하였도다.

15

ἔβλαψάς μʼ ἑκάεργε θεῶν ὀλοώτατε πάντων

"멀리 쏘는 자여, 모든 신 중에서 가장 파멸적인 자여, 너는 나를 속였도다,

ἐνθάδε νῦν τρέψας ἀπὸ τείχεος· ἦ κʼ ἔτι πολλοὶ

지금 나를 성벽으로부터 이리로 돌려세움으로써 말이로다. 그러지 않았다면 참으로 더 많은 자들이

γαῖαν ὀδὰξ εἷλον πρὶν Ἴλιον εἰσαφικέσθαι.

일리오스에 이르기 전에 흙바닥을 이빨로 물었을 것이로다.

νῦν δʼ ἐμὲ μὲν μέγα κῦδος ἀφείλεο, τοὺς δὲ σάωσας

하나 이제 너는 내게서 위대한 영광을 빼앗아 가고, 저들을 구했으니,

ῥηϊδίως, ἐπεὶ οὔ τι τίσιν γʼ ἔδεισας ὀπίσσω.

너무나도 쉽게 그러하였음은, 너는 훗날의 보복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로다.

20

ἦ σʼ ἂν τισαίμην, εἴ μοι δύναμίς γε παρείη.2

내게 그럴 만한 힘만 있다면, 참으로 나는 네게 복수를 가했을 것이로다."

ὣς εἰπὼν προτὶ ἄστυ μέγα φρονέων ἐβεβήκει,

이같이 말하고 그는 가슴 가득 기세를 품고 도성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으니,

σευάμενος ὥς θʼ ἵππος ἀεθλοφόρος σὺν ὄχεσφιν,

마치 상을 타려는 전차의 경주마가 질주하듯이,

ὅς ῥά τε ῥεῖα θέῃσι τιταινόμενος πεδίοιο·3

평원 위를 온 힘을 다해 뻗치며 가볍게 달려 나가는 것처럼,

ὣς Ἀχιλεὺς λαιψηρὰ πόδας καὶ γούνατʼ ἐνώμα.

그처럼 아킬레우스는 날래게 발과 무릎을 움직여 달려갔도다.

25

τὸν δʼ ὃ γέρων Πρίαμος πρῶτος ἴδεν ὀφθαλμοῖσι

늙은 프리아모스가 가장 먼저 제 눈으로 그를 보았으니,

παμφαίνονθʼ ὥς τʼ ἀστέρʼ ἐπεσσύμενον πεδίοιο,

평원을 가로질러 돌진해 오는 그의 모습이 마치 별처럼 번쩍거렸도다.

ὅς ῥά τʼ ὀπώρης εἶσιν, ἀρίζηλοι δέ οἱ αὐγαὶ

그 별은 늦여름에 떠오르는데, 그 유난히 선명한 빛은

φαίνονται πολλοῖσι μετʼ ἀστράσι νυκτὸς ἀμολγῷ,

깊은 밤의 어둠 속에서 수많은 별들 가운데서도 돋보이게 빛나나니,

ὅν τε κύνʼ Ὠρίωνος ἐπίκλησιν καλέουσι.

사람들이 그것을 가리켜 '오리온의 사냥개'라 부르는도다.

30

λαμπρότατος μὲν ὅ γʼ ἐστί, κακὸν δέ τε σῆμα τέτυκται,

그것은 가장 밝게 빛나지만 불길한 징조로 만들어졌으니,

καί τε φέρει πολλὸν πυρετὸν δειλοῖσι βροτοῖσιν·

가련한 필멸의 인간들에게 심한 열병을 가져다주는도다.

ὣς τοῦ χαλκὸς ἔλαμπε περὶ στήθεσσι θέοντος.

그와 같이 달리는 그의 가슴팍 주변에서 청동 무구가 번쩍였도다.

ᾤμωξεν δʼ ὃ γέρων, κεφαλὴν δʼ ὅ γε κόψατο χερσὶν

늙은이는 비명을 질렀고, 두 손을 높이 치켜들어

ὑψόσʼ ἀνασχόμενος, μέγα δʼ οἰμώξας ἐγεγώνει

제 머리를 쳤으며, 크게 울부짖으며 목소리를 높여

35

λισσόμενος φίλον υἱόν· ὃ δὲ προπάροιθε πυλάων

사랑하는 아들에게 간청하였도다. 그러나 아들은 성문 앞에

ἑστήκει ἄμοτον μεμαὼς Ἀχιλῆϊ μάχεσθαι·

버티고 서서, 아킬레우스와 싸우기를 한결같이 갈망하고 있었도다.

τὸν δʼ ὃ γέρων ἐλεεινὰ προσηύδα χεῖρας ὀρεγνύς·

늙은이는 그를 향해 가련하게도 두 손을 뻗으며 일렀도다.

Ἕκτορ μή μοι μίμνε φίλον τέκος ἀνέρα τοῦτον

"헥토르야, 내 소중한 자식아, 부디 다른 이들 없이 혼자서

οἶος ἄνευθʼ ἄλλων, ἵνα μὴ τάχα πότμον ἐπίσπῃς

그 사내를 기다리지 말아라, 네가 펠레우스의 아들에게 패하여

40

Πηλεΐωνι δαμείς, ἐπεὶ ἦ πολὺ φέρτερός ἐστι

조만간 파멸의 운명을 맞이하지 않도록 말이로다. 그는 너무나도 강하구나,

σχέτλιος· αἴθε θεοῖσι φίλος τοσσόνδε γένοιτο

이 무자비한 자가! 차라리 그가 나에게만큼이나 신들에게도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더라면!

ὅσσον ἐμοί· τάχα κέν ἑ κύνες καὶ γῦπες ἔδοιεν

그렇다면 개들과 독수리들이 당장이라도 쓰러진 그의 시신을 뜯어먹을 것이며,

κείμενον· ἦ κέ μοι αἰνὸν ἀπὸ πραπίδων ἄχος ἔλθοι·

내 마음에서 이 끔찍한 고통이 떠나가련만.

ὅς μʼ υἱῶν πολλῶν τε καὶ ἐσθλῶν εὖνιν ἔθηκε

저자는 내 수많고 훌륭한 아들들을 죽이고 멀리 떨어진

45

κτείνων καὶ περνὰς νήσων ἔπι τηλεδαπάων.

섬나라들로 팔아넘겨, 나를 자식 잃은 아비로 만들었도다.

καὶ γὰρ νῦν δύο παῖδε Λυκάονα καὶ Πολύδωρον

참으로 지금도 두 아이, 리카온과 폴리도로스를

οὐ δύναμαι ἰδέειν Τρώων εἰς ἄστυ ἀλέντων,

도성 안으로 몰려든 트로이아인들 사이에서 내 눈으로 찾을 수 없구나.

τούς μοι Λαοθόη τέκετο κρείουσα γυναικῶν.

그들은 여인들 중의 여왕인 라오토에가 내게 낳아준 아이들이로다.

ἀλλʼ εἰ μὲν ζώουσι μετὰ στρατῷ, ἦ τʼ ἂν ἔπειτα

하지만 만일 저들이 군진 속에서 아직 살아 있다면,

50

χαλκοῦ τε χρυσοῦ τʼ ἀπολυσόμεθʼ, ἔστι γὰρ ἔνδον·

참으로 우리는 청동과 황금으로 그들을 되찾아 올 수 있으리니, 집안에 그것이 있기 때문이로다.

πολλὰ γὰρ ὤπασε παιδὶ γέρων ὀνομάκλυτος Ἄλτης.

이름 높은 노인 알테스가 제 딸에게 수많은 보화를 안겨주었음이로다.

εἰ δʼ ἤδη τεθνᾶσι καὶ εἰν Ἀΐδαο δόμοισιν,

그러나 만일 저들이 이미 죽어 하데스의 집안에 가 있다면,

ἄλγος ἐμῷ θυμῷ καὶ μητέρι τοὶ τεκόμεσθα·

그들을 낳은 내 마음과 어머니의 마음에는 슬픔이 되겠으나,

λαοῖσιν δʼ ἄλλοισι μινυνθαδιώτερον ἄλγος

다른 백성들에게는 그 슬픔이 더 짧게 갈 것이로다,

55

ἔσσεται, ἢν μὴ καὶ σὺ θάνῃς Ἀχιλῆϊ δαμασθείς.

너마저 아킬레우스에게 굴복하여 죽지만 아니한다면 말이로다.

ἀλλʼ εἰσέρχεο τεῖχος ἐμὸν τέκος, ὄφρα σαώσῃς

그러니 내 자식아, 성벽 안으로 들어오너라, 그리하여 네가

Τρῶας καὶ Τρῳάς, μὴ δὲ μέγα κῦδος ὀρέξῃς

트로이아의 사내들과 여인들을 구하고, 펠레우스의 아들에게

Πηλεΐδῃ, αὐτὸς δὲ φίλης αἰῶνος ἀμερθῇς.

위대한 영광을 바치지 말며, 네 소중한 목숨을 빼앗기지 않도록 하여라.

πρὸς δʼ ἐμὲ τὸν δύστηνον ἔτι φρονέοντʼ4 ἐλέησον

더불어 아직 정신이 온전하나 불행한 처지인 나를 가련히 여겨다오,

60

δύσμορον, ὅν ῥα πατὴρ Κρονίδης ἐπὶ γήραος οὐδῷ

이 기구한 자를 말이로다. 아버지 제우스께서 노년의 문턱에 이른 나를

αἴσῃ ἐν ἀργαλέῃ φθίσει κακὰ πόλλʼ ἐπιδόντα

가혹한 운명 속에서 멸하시기 전에, 참으로 온갖 참상을 목격하게 하시는구나.

υἷάς τʼ ὀλλυμένους ἑλκηθείσας τε θύγατρας,

쓰러져 죽어가는 아들들과 끌려가는 딸들,

καὶ θαλάμους κεραϊζομένους, καὶ νήπια τέκνα

약탈당하는 침실들, 그리고 가공할 전쟁터에서

βαλλόμενα προτὶ γαίῃ ἐν αἰνῇ δηϊοτῆτι,

바닥에 짓이겨져 내동댕이쳐지는 핏덩이 어린 자식들을.

구문 주해4건
  1. 22.11Τρώων πόνος

    Τρώων은 주격적 속격으로, '트로이아인들이 겪고 있는 고초/전투'를 뜻한다. 여기서 πόνος, 전투의 간난신고나 패주하는 고통을 가리킨다.

  2. 22.20ἦ σʼ ἂν τισαίμην, εἴ μοι δύναμίς γε παρείη

    ἄν + 희구법(τισαίμην), 그리고 εἰ + 희구법(παρείη)으로 구성된 가능적 조건문이나, 여기서는 "만일 내게 힘이 있다면 네게 보복했을 터인데(실제로는 힘이 없다)"라는 강한 반사실적 뉘앙스를 띠고 있다. 이는 호메로스 문체에서 희구법이 반사실적 가정법으로 기능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3. 22.23πεδίοιο

    공간의 속격(또는 장소의 부분속격)으로, 운동이 그 영역 내부에서 일어남을 나타낸다. 즉, '평원 위를 (가볍게 달리는)'이라는 의미이다.

  4. 22.59ἔτι φρονέοντʼ

    대격 현재분사 φρονέοντα는 ἐμὲ를 수식한다. '아직 온전히 정신(분별)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에'라는 뜻으로, 앞으로 닥쳐올 비극적인 파멸 전에 늙은 프리아모스가 아직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이성을 지니고 있음을 강조한다.

번역: Gemini 3.5 Flash (2026-05-23 공개) · 수정 이력 (1건, 최근 2026-09-21)
  • 2026-09-21 AI 교열 — 주석 1건
urn:cts:greekLit:tlg0012.tlg001.humanitext-grc2:22.1-2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