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본
- Seneca, Lucius Annaeus. Ad Lucilium Epistulae Morales, Vol 1-3. Gummere, Richard Mott, editor. Cambridge, MA: Harvard University Press; London: William Heinemann, Ltd., 1917-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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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네카는 루킬리우스에게 빈번한 이동을 멈추고 한곳에 머물며 한가로움을 지속하는 것이 영혼의 치료에 필수적임을 역설하고, 악덕의 유혹을 물리치며 죽음을 의연하게 맞이할 준비를 할 것을 촉구한다.
Mutare te loca et aliunde alio transilire nolo; primum, quia tam frequens migratio instabilis animi est.1 Coalescere otio non potest, nisi desit circumspicere et errare. Ut animum possis continere, primum corporis tui fugam siste.
나는 자네가 장소를 바꾸고 여기저기로 뛰어다니기를 바라지 않네. 첫째로, 그처럼 빈번한 이동은 불안정한 마음의 징표이기 때문이네. 기웃거리고 방황하는 일이 없어지지 않는 한, 한가로움 속에 융화될 수 없네. 마음을 통제할 수 있으려면 먼저 자네 신체의 도피를 멈추게나.
Deinde plurimum remedia continuata proficiunt. Interrumpenda non est quies et vitae prioris oblivio. Sine dediscere oculos tuos,2 sine aures adsuescere sanioribus verbis. Quotiens processeris, in ipso transitu aliqua, quae renovent cupiditates tuas, tibi occurrent.
둘째로, 지속적인 치료가 가장 큰 효과를 낸다네. 휴식과 이전 삶의 망각은 중단되어서는 안 되네. 자네의 눈이 (보던 것을) 잊어버리게 두고, 귀가 더 건전한 말에 익숙해지도록 내버려 두게나. 자네가 밖으로 나갈 때마다, 이동하는 바로 그 길에서 자네의 욕망을 재연시킬 무언가가 자네와 마주칠 것이네.
Quemadmodum ei, qui amorem exuere conatur, evitanda est omnis admonitio dilecti corporis, nihil enim facilius quam amor recrudescit, ita qui deponere vult desideria rerum omnium, quarum cupiditate flagravit, et oculos et aures ab iis, quae reliquit, avertat. Cito rebellat adfectus.
사랑을 벗어버리려 애쓰는 자가 사랑했던 육체를 상기시키는 모든 것을 피해야 하듯이(사랑만큼 쉽게 되살아나는 것은 없기 때문이네), 그와 같이 자신이 열망했던 모든 것에 대한 욕망을 내려놓고자 하는 자는 자신이 뒤로하고 떠난 것들로부터 눈과 귀를 모두 돌려야 하네. 감정은 쉽게 반란을 일으키기 때문이네.
Quocumque se verterit, pretium aliquod praesens occupationis suae aspiciet. Nullum sine auctoramento3 malum est. Avaritia pecuniam promittit, luxuria multas ac varias voluptates, ambitio purpuram et plausum et ex hoc potentiam et quicquid potest potentia. Mercede te vitia sollicitant; hic tibi gratis vivendum est.
그가 어디로 몸을 돌리든, 자신이 몰두하는 일에 대한 즉각적인 대가를 보게 될 것이네. 대가 없는 악행이란 존재하지 않네. 탐욕은 돈을 약속하고, 사치는 다양하고 많은 즐거움을, 야망은 자줏빛 옷과 갈채, 그리고 그로부터 오는 권력과 권력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약속하네. 악덕은 보상으로 자네를 유혹하지만, 여기서는 자네가 무상으로 살아가야 하네.
Vix effici toto saeculo potest, ut vitia tam longa licentia tumida subigantur et iugum accipiant, nedum, si tam breve tempus intervallis caedimus. Unam quamlibet rem vix ad perfectum perducit adsidua vigilia et intentio.
그토록 오랜 방종으로 부풀어 오른 악덕을 굴복시키고 멍에를 메우는 일은 평생을 바쳐도 거의 불가능한 법인데, 하물며 이처럼 짧은 시간을 쪼개어 틈을 만든다면 더 말할 것도 없네. 끊임없는 경계와 집중으로도 어떤 한 가지 일을 완성에 이르게 하기는 거의 어렵다네.
Si me quidem velis audire, hoc meditare et exerce, ut mortem et excipias et, si ita res suadebit, accersas. Interest nihil, illa ad nos veniat an ad illam nos. Illud imperitissimi cuiusque verbum falsum esse tibi ipse persuade: "Bella res est mori sua morte.4" Nemo moritur nisi sua morte. Illud praeterea tecum licet cogites: nemo nisi suo die moritur. Nihil perdis ex tuo tempore; nam quod relinquis, alienum est VALE.
만약 진정 내 말을 듣고자 한다면, 죽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상황이 권한다면 죽음을 불러들이기까지 하도록 이것을 묵상하고 훈련하게나. 죽음이 우리에게 오든 우리가 죽음에게 가든 아무런 차이가 없네. 지극히 무지한 자들이 흔히 하는 다음 말이 거짓임을 스스로 납득하게나. "제 명에 죽는 것(자기 죽음으로 죽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다." 제 명에 죽는 것 외에는 아무도 다른 죽음을 맞이하지 않네. 게다가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해도 좋네. 아무도 자기 날이 아닌 날에 죽지 않는다고 말이네. 자네는 자네의 시간에서 아무것도 잃지 않네. 자네가 남겨두고 가는 것은 다른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네. 잘 있게나.
- 69.1instabilis animi est
성질의 속격(설명의 속격)으로, "불안정한 마음에 속하는 일이다" 또는 "불안정한 마음의 특징이다"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 69.2Sine dediscere oculos tuos
동사 sino(허용하다, ~하게 내버려두다)의 명령형 sine에 대격 oculos tuos를 의미상 주어로 하는 부정사 dediscere(잊어버리다, 배운 것을 버리다)가 이어지는 구문이다. 눈이 이전의 익숙한 광경을 더 이상 보지 않게 됨을 뜻한다.
- 69.4auctoramento
본래 검투사가 고용될 때 받는 서약금이나 계약금을 가리키는 단어이다. 여기서는 온갖 악덕이 사람을 꾀어내기 위해 제시하는 '보상'이나 '유혹의 대가'를 뜻하는 비유로 사용되었다.
- 69.6sua morte
세속적인 표현인 '자신의 죽음(자연사, 제 명에 죽는 것)'에 대해, 세네카는 '모든 인간은 자신에게 정해진 죽음(sua morte)으로만 죽는다'는 철학적 역설을 전개한다. 따라서 세간에서 말하는 '자기 죽음으로 죽는 것이 아름답다'는 한정적인 표현은 본질적으로 거짓(falsum)이라고 주장된다.
